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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

다들 아는 이야기겠지만, 신학도 타락을
한다. 신학에 있어서 타락이라 함은 인간 중심적인 철학이 신학의 자리에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 주권주의를 외치면서도, 하나님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그분의 전적인 섭리를 말하면서도 결국 인간에게 중심을 맞춘
신학. 그것이 오늘 전반적인 신학 흐름의 양상이다. 교회에서 올바른
말씀 선포를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었고, 바른 신학의 부재는
교회 운영과 성도들의 신앙 생활 전반에 크나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
이것이 오늘 조국 교회의 현실이다.
선악에 대한 기준이 사라져 버렸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뭔가 잘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되면 그것이 곧 옳은 것이 된다. 아무리 포스트모더니즘
세상이라 하지만 교회만큼은 예외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성경과 교회 전통은 말 그대로 내팽개쳐 버리고, 인간의 눈에
보기 좋을 대로 좇아 행하는 교회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만 간다. 이들은
교회의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속이고, 자꾸만 인간을 교회의
머리로 만든다.
이미 대부분의 신학교가 이처럼 타락의 길을 따라 걷고 있으니, 한국
교회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생각할수록 놀라운 일이다. 시대가 바뀌었다며,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을 입맛에 맞게 수정해 나가는 세상이다. 물론
언제나 갱신은 있어야 하겠으나, 무엇이 그 기준인지를 알고 그 바탕
위에서 길을 찾아 나가야 정석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법을
모르고 있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기준을 알자는 말은, 교회의
역사를 거듭 확인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고 풍성하게 드러났던
시대의 신학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바른 진리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경륜이 풍성히 드러났던 개혁 교회 시대 성도들의 신앙고백
문서들을 토대로 해야 한다.
이것은 전통이 무조건 옳다는 식의 주장이 아니다. 각기 소견대로 행하는
자기 중심적 신학이 아닌, 교회의 역사 속에서 신앙의 선배들에 의해
꾸준히 고백되어 온 신앙고백들을 바탕으로 삼고, 그 바탕 안에서 거룩한
두려움(Holy Fear)으로 말씀을 해석하고 가르치고 운영 원리를 세워
나가는 그런 교회와 신학을 따르자는 것이다. 이것을 무시한다는 것은
결국 수천 년 교회의 역사 속에서 자기가 가장 진리를 바로 안다는 식의
교만과 다를 바 없다. 바른 교회를 선택하고자 할 때는 이것을 확인해야
한다. 그 교회가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의 원리를 존중하고,
진리를 잘 붙들도록 성도를 양육하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이것이
다른 어떤 질문들보다도, 즉 교회 구성원끼리의 인간 관계가 좋은가,
교회가 규모 있는 성장을 하는가, 봉사할 분야가 많은가, 이런 질문들보다
당연히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진리를 소유하고, 그것으로 인하여 자유케 되고, 그래서 그 자유함으로
교회로 하여금 빛과 소금의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의 삶은 늘
깨어있어야 한다. 이것이 곧 성도들의 사명으로서 요구되는것이다.
황희상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