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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10

 

 

 

 

 

 

  





'96년 아카데미 7개 부문 노미네이트, 이중 엠마 톰슨이 각색상을 수상. '96 골든 글로브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각본상 수상. '96베를린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96 영국 아카데미 12개 부문 노미네이트...

센스 & 센서빌리티 (Sense and Sensibility)는 많은 수상경력을 가진 영화다. 특히 대만 감독이 18세기의 영국소설을 영화화하는 것 자체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19세기 영국의 어느 전원 도시. 부유한 귀족 헨리 대쉬우는 갑작스럽게 병으로 자리에 눕는다. 법원은 재산과 영지를 그의 전처 소생인 아들 존에게 인도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대쉬우드가 죽자 법원 명령에 따라 모든 재산은 전처의 아들 존이 상속하게 되고 대쉬우드의 현부인과 세 딸 엘리너, 마리앤, 마가렛은 무일푼의 신세가 된다. 대쉬우드는 죽기 전 아들 존에게 부인과 세 자매들을 간곡히 부탁하지만, 심약한 성격의 존은 모친과 아내의 압력에 그들을 외면해 보린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성격의 맏딸 엘리너 (엠마 톰슨 분), 정열적이고 감성적인 성격의 둘째 딸 마리앤 (케이트 윈슬렛 분), 천방지축 말괄량이 막내딸 마가렛 (에밀리 프랑소와) 등 세 자매와 그들의 어머니가 있던 곳에 존의 처남인 에드워드 (휴 그랜트 분)가 나타난다. 엘리너는 에드워드에게 관심을 갖지만 쉽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둘 사이가 가깝게 된 것을 느낀 존의 부인(파니)은 에드워드를 런던으로 보내버린다.

엘리너가 에드워드와의 이별로 괴로워하는 동안 마리앤도 사랑에 빠진다. 산책 중 쏟아진 폭우 속에서 다리를 다친 그녀를 멋쟁이 청년 윌러비 (그렉 와이즈 분)가 구해준 것이다. 무뚝뚝하지만 신사적인 브랜든 대령 (릭맨 분) 역시 마리엔에게 진지한 애정공세를 펼치지만 로맨틱한 마리엔은 섹시한 월러비에게 푹 빠진 상태.

그러나 부모에게 재산을 상속받지 못한 월러비는 가난한 마리앤을 버리고 돈 많은 다른 여인에게로 가 버린다.

앨리너는 에드워드가 5년 전에 루시와 비밀리에 약혼했으며, 월러비가 브랜든의 딸을 임신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비밀약혼이 알려지면서 에드워드는 상속 받은 재산을 잃고 이 때문에 루시는 그의동생과 결혼해 버린다. 마침내 자유롭게 된 에드워드는 엘리너에게 청혼한다.

마리앤은 월러비에 대한 상처로 빗속을 거닐다 쓰러져 병에 걸리게 되고 이 때 자신을 구해준 브랜든 대령에게 진실한 사랑을 느껴 그와 결혼한다.

 

동양과 서양, 지성과 감성의 결합

<음식피로연> <음식남녀>의 감성적인 연출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안 감독. 시나리오로 옮긴 <센스, 센서빌리티>의 감독을 맡아 96년 영화계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일본 감독 구로자와 아키라가 세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피의 왕관>(57년), 리어왕을 <란>985년)으로 만든 예가 있지만 이것들은 일본색으로 각색한 것이었다. 아시아의 감독이 외국의 고전을 외국자본과 배우를 동원해 성공적으로 연출한 예는 없었다. <스모크>의 웨인 왕이 그와 유사한 경우이겠으나, 그는 홍콩 출신이긴 해도 이제는 사실 미국시민이다.


엠마 톰슨, 아카데미 각색상 수상

엠마 톰슨이 각색을 맡은 이 영화의 각본만큼은 훌륭해 보인다. 따라서 아카데미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녀의 잘 알려진 유머 감각은 각본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며 곳곳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 주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비교적 대사가 많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쓸데없이 등장하는 어색한 대사는 한 마디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에 비하면 영화 자체는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느낌이다. 한 마디로 줄이자면 '의용과잉'. 아마도 이안 감독은 그의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아 자신의 영화 만드는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세계에 제대로 한 번 보여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안 감독의 깜짝 쇼

이안 감독의 이전 영화인 <음식남녀>의 마지막 깜짝 쇼에 당해(?)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서도 무언가 깜짝 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이 영화에서도 깜짝 쇼가 일어나긴 하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그다지 놀랍지가 않다는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 상당 부분이 이 깜짝 쇼를 위해 할애되어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하며 별로 반갑지도 않은 깜짝 쇼이다. 차라리 <음식남녀>의 오천련처럼 엠마 톰슨을 그냥 혼자 남겨뒀더라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지성과 감성

영화는 복잡한 플롯 속에서 너무나 침착하고 경우 바르며 분별력을 갖춘 엘리너와, 충동적이며 낭만적 감성 쪽인 마리앤을 대비시키며 우리 모두에게 있는 양면적 성격을 관찰하게 만든다.  아픈 기억을 담고 있는 듯한, 자조적인 듯이 그러나 확고한 신념을 담은 눈빛으로 조용히 독백처럼 중얼거리던 브랜든의 대사, "성급한 건 아주 위험해요..." 두 자매의 모습은 우리 가슴 속에 존재하는 두 가지 면을 보여주는데 <센스 & 센서빌리티> 에서는 그러한 두 가지 모습을 연속적으로 반복해서 독자들의 머릿속에 나열해 나간다. 이안의 TIME에서 인터뷰했던 말과 같이 그가 바라는 삶을 이 영화 속에 집어넣었다. "자성(sense)과 감성(sensibility)의 완벽한 조화를 보는 것처럼..."


사랑은 오래 참는 것

고린도 전서 13장은 '사랑장'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라은 자랑하지 아니하며..."(고전 13:4) "모든 것을 참으로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7). 자신만이 아닌 다른 많은 사람들과 상황을 배려해야 할 때에는 지성(sense)을, 더 이상 자제할 필요가 없는 순수한 감정 표현이 필요할 때에는 열정적인 감성(sensibility)을 숨김없이 부끄럼없이 드러내는 엘리너의 모습.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라는 말은 세상적 말이다.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그리고 비복음적 말이라 할 수 있다. 실은 상대를 아끼는 진실한 마음을 지닌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일 것이다. 끝까지 인내하는 모습, 그것은 주님이 우리를 기다리는 모습과 동일하다.

<센스, 센서빌리티>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봄바람처럼 기분좋은 감동을 주는 영화다. 최우수 작품상, 촬영장, 여우주연상, 음악상, 의상상, 여우조연상, 각색상의 노미네이트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4월의 푸르른 실록. 정말 권장할만한 영화라 말 할 수 있다.


글 : <부질없는소리> 편집부

 

TIME (96. 1. 29)

"내 어머니는 나를 임신했을 때 두 가지일 밖에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나는 사탕수수를 씹는 일이었고, 하나는 매일 영화를 보는 것이었죠. 그래서, 난 오직 영화 밖에는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었고요."
알짜배기 필름 메이커인 이안 감독. 세상은 적어도 영화에 관한 한 그의 의견과 일치한다. 이안의 두 작품 <결혼피로연(1993)> <음식남녀(1994)>는 모국인 대만에서 뿐 아니라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아시아 영화로 꼽히고 있다.
지금 미국은 <센스, 센서빌리티> - 제인 오스틴 원작으로 엠마 톰슨이 각색하고 열연한 - 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으며, 이안 감독은 아마도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는 최초의 동양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혼피로연>의 20배가 넘는 1,500만불이라는 예산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엠마 톰슨의 대본을 받기 전까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읽어 본 적이 없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없었다. 대본서의 여자들이나 대만의 여자들 모두 인생에서 가장 바라는 중요한 일인 결혼에 대해 작가와 감독이 미묘한 매력을 공유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이안의 말이다.
"가족과 남녀간의 따뜻한 사랑, 갈등, 풍자와 유머가 얽힌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는 많은 부분 바로 나의 것이었다. 19세기 영국이라는 배경만 제외한다면 내가 시도하려고 했던 것들에 그녀가 바로 해답이었다. 그녀가 바로 내 최후의 대상이었다."
"적어도 제인 오스틴에 관한 한 나는 30년은 뒤쳐져 있었다. 그래서 감독으로서 썩 내키는 일은 아니지만,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처음에 내가 무엇을 하든지 나머지 스텝들을 당황시켰는데, 나중에 그들은 그런 방식들이 새롭고 창의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던 것 같다."
"내가 바라보는 삶은 조화로운 것이다. 마치 지성(sense)과 가성(sensibility)의 완벽한 조화를 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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