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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 - 부질부질 -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 밤늦게까지 재잘재잘 회포(?)를 풀었다 (이날은 토요일이었다). 다음날 8시! 9시까지 교회에 가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했다 (준비할 것이 많은 여자들에게 1시간은 그리 넉넉한 시간이 아니었다). "OO야! 너 먼저 들어가 씻어!" 성격이 급한 나를 알고 있는 친구의 말이다. "좋아! 빨리 하고 나올게." 나는 얼른 들어가 세수하고 머리를 감는 등 볼일을 보았다. 그리고는 머리카락에서 물을 뚝뚝 흘리며 친구 방에 들어갔다. " 야! 난 다했으니까. 너도 빨리 해. 교회 늦겠다" 그때 친구는 아침 Q.T(말씀 묵상) 중이었다. "으응.." 친구는 대답만 하고서는 그저 말씀을 읽기에 여념이다. 시간을 몇 분 남지 않았는데 밥은 언제 먹고 옷은 언제 갈아입으려나... 나는 그 친구의 조용한 묵상의 시간이 갑갑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 야 빨리 좀 해! 시간 없어!" "아침 성가대 못하겠다. (우리가 다니는 교회의 대학부는 아침에 성가대원이 모여 찬양연습을 한다) 연습시간에 늦겠다니깐?" "어휴!" 다소 짜증 섞인 내 말투에도 그 친구는 여전하다. 난 한숨을 쉬고서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갈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나서 친구를 돌아다보았다. '시간도 없는데 쟤는 왜 저리도 굼뜰까?' 그제야 Q.T 책을 덮는 의 모습. 의 얼굴은 뭔가 만족한 듯 싶다. "미안해.. 빨리 할게!" 순간 그 친구의 얼굴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나는 부끄러워졌다. 주님과의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는 그 모습. 난 오히려 그 귀중한 주님과의 대화를 방해할 뻔하지 않았는가? 난 무엇을 더 중히 여겼을까? 제 시간에 맞춰 일하는 것? 하고 싶은 성가대 봉사? 나는 그저 내 욕심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뿐이었다. 타인이 볼 때는 정확한 시간에 나타나려하는 내 모습을 흡족히 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 보시기에는 어떨까? 뭔가 우둔한 듯해도 주님과의 만남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내 친구 △△ . 주님은 나보다 그의 모습에 온통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계셨으리라. 다시 한번 내 자아가 깨지는 아침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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