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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13

 

 

 

 

 

 

  

■수필

빛과 소금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우리가 먼저 빛과 소금이 되려고 덤벼들지 않으면 세상은 말 아래 등불, 짠맛 잃은 소금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오늘의 주제는 혼전순결입니다."

이 수업은 토론하는 시간으로 주제발표자와 그에 반대하는 발표자가 한 번씩 발표하고 나서 자유스럽게 나머지 수업참여자의 토론이 진행된다.

"우리 나라에서 혼전순결의 문제가 여성에게만 너무 강요되어왔습니다. 이로 인하여 여성들은 너무나 많은 부당한 피해를 입어왔습니다. - 중간생략 - 그래서 우리는 성에 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합니다. 성은 식욕과 같은 하나의 자연스러운 욕구입니다. 성은 억압되어서는 안됩니다. 즐겨야합니다. 개방되어야합니다. 그리고..." 그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잠깐만 여기서 정리를 해봅시다. 그러니까 지금 발표자의 말씀은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남성도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으니까 여성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말이군요. 맞죠?"

토론의 진행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수긍할 만했지만 결론은 이상한 쪽으로 흘러 가고 있었다. 반대 의견자의 발표도 들어보자.

"...여기 의학 책에 보면 남성은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성욕이 가장 활발하고 여성의 경우는 20대 후반부터 성욕이 활발해진다고 합니다. 비록 혼전순결은 지켜야하지만 이런 사실은 고려해야 합니다."

이 반대 의견자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여자가 혼전 순결하는 것은 당연하고 남자가 순결을 지키는 것은 어려우니 이해하라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남녀모두 혼전순결 따위를 지키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찬성 쪽의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만약 내가 일어나서 "남녀모두 순결해야 합니다. 이것은 성경에 쓰여진 하나님의 명령이니까요"라고 말한다면 내 의견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일주일 후, "오늘의 주제는 동성애입니다. 먼저 반대토론자 발표해주세요."

"동성애는 일종의 정신병이며 하나의 성도착증입니다. 자신의 성적 주체성이 확립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으며 - 중간생략 - 저의 견해는 동성애가 매스미디어의 상업성에 의해 너무 미화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동성애를 단지 애틋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미화시키고 있는데 이런 이미지가 우리 의식에 알게 모르게 침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성애 찬성자의 의견이다. "동성애는 하나의 기호이지 병은 아닙니다. 그리고 동성애자는 사회의 문제아도 아닙니다. 저는 동성애를 적극 찬성해서 활성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자는 입장입니다. OOO 심리학자는 주로 동성애에 대해서만 연구했는데 그의 이론을 보면 모든 사람에게는 이성애와 동성애가 모두 존재하고 대부분 이성에의 성향이 강한 반면 어떤 이는 동성애의 성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이번 토론에선 동성애 찬성 쪽이 훨씬 설득력을 얻은 것 같다.

토론의 진행을 보면서 크리스천으로서 말 한마디도 못 꺼낸 내가 참 아둔하게만 느껴졌다. 세상사람들은 모두 그 나름대로의 이론으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데 나는 기독인으로서 그 이론에 대해 찬성할 수 없으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논리로는 그들을 설득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주저하고만 있었다.

사회의 진보라는 그럴듯한 탈을 쓴 타락의 물결이 어디만큼 와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다본다.

 글 :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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