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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질부질

저는 늘 수필집을 내고 싶었습니다. 수필다운 수필 단 한편도 써본 적이 없었지만 수필집을 꼭 내야 되겠다고 다짐하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일입니까? 수필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펜을 야무지게 집어들면 쓸 말이 없었습니다. 가뭄에 콩나듯 무언가가 떠오를 때도 있었지요. 아주 가끔은요... 그러면 그것들을 마구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글씨로 가득찬 백지를 보며 뿌듯해 합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나는 내 작품(?)을 바라보며 심한 회의감에 빠져들기를 반복했습니다. '글이란 다른 누군가가 읽어 유익이 되어야 하는데... 나의 글은 유익은커녕 감동마저 없구나' 그러던 어느 날 한 전도사님 댁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10여명의 지체들이 앉아 있기에도 비좁은 아주 작은 아파트였습니다. 50세 가까이 되신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젊어 보이셨습니다. 거기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어린 형제들에게까지 어려우신 듯 조심스럽게 대하시는 모습이 또한 더욱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궁금했던 건 왜 나이 50세가 되도록 아직 '전도사님'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전도사님의 간증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린시절 만났던 하나님부터 시작해서 숱하게 겪었던 고난들, 그리고 방황.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그분의 간증은 나의 마음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떠올라 이렇게 물었습니다. "전도사님, 수필집 내실 의향은 없으세요?" 그 분의 대답은 "언젠가는" 이었습니다. 50평생 겪으셨던 고난과 방황인데도 아직 부족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시는 것같았습니다. 나의 경솔함이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글이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글이란 자기자신을 위해 쓰는 것 또한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참기로 했습니다. 나의 경험이 쌓이고 쌓여 남에게 유익을 줄 수 있을 때까지... 그 때가 오면 나의 하나님을 다른 이들에게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쓸 말이 없어 펜만 굴리는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며...

글 : voice21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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