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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현충일 오전 8시 20여 일을 끌어오던 한국 통신 노동쟁의 사태는 당국의 경찰력 투입으로 일단락 되었다. 경찰은 지난 6월 6일 오전 8시께 3개 중대 3백 60여명을 명동성당 입구와 주변에 배치한 뒤 서울경찰청 수사과 소속 형사 16명을 명동성당에 투입해 3분 여 만에 노조간부 6명을 전격 연행했다. 경찰은 같은 시각 서울 경찰청 형사 기동대 소속 사복 경찰 20명과 종로 경찰서 형사과 직원 10여명을 조계사 정문과 농성장 옆 덕왕전 샛길을 통해 경내로 진입시켜 노조 간부들을 서울 종로 경찰서로 연행했다.
"내 발로 걸어가겠다" 대부분의 노조 간부들은 경찰의 갑작스런 작전에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발로 걸어 나가겠다"며 비교적 침착하게 경찰의 연행에 응했다. 서울 종로 경찰서로 연행된 양한웅 지도위원 등 조계사 농성 간부 7명은 오전 8시 15분께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였던 장현일 쟁의실장 등 동료 6명이 종로소에 도착하자, '한통노조 만세', '5만 노조원 총 단결해 민주 노조 민족 통신 사수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오늘로서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다" 라면서 조합원들의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여론에 힘입었다. 안병욱 서울경찰청장은 오전 9시 30분께 기자회견을 갖고 "법질서의 확립을 책무로 하고 있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법 집행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 여론의 강력한 뒷받침을 받아 노조 간부들에 대한 영장을 집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청장은 경찰력 투입 결정자, 경찰력을 투입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추후에 설명하겠다"며 침묵으로 일관했으나 "공권력의 투입 시기는 경찰이 경정했다"고 밝혔다.
경찰들도 설마 이날 명동성당을 철통 같이 에워싼 채 상황전개에 귀를 기울이던 관할 중부경찰서에 경찰력 투입 지시가 내려온 것은 이날 오전 7시께로, 중부경찰서 한 간부는 "상부로부터 강제 연행 지시를 받은 뒤에도 대다수의 동료들은 '설마'하는 표정이 역력했다"며 자신도 "완벽한 연행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던 1시간 동안 내내 성당 진입지시를 반신반의했다"고 털어놓았다. 16일째 명동성당 주변에서 철야로 근무를 하는 동안 경찰의 성당진입 가능성에 대해 "그런 험한 일이야 일어나겠느냐"며 나름대로 사태의 추이를 점 쳤던 상당수 경찰간부들도 이번 경찰력 투입이 강행되자 앞으로의 파장을 우려하며 곳곳에서 삼삼오오 엣말을 나눴다.
잠자는 종교계의 코털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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