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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

 

 

 

 

 

 

  

■특집

<여름노출>

다변화되는 '성의 개념'

젊은이들이 위험하다.

젊은이들이 '성(性)'을 말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배웠는지 다들 각자의 소리로 각자의 논리를 말한다. 거기에는 아무 거리낌도 없고 부끄러운 기색도 없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기독교는 이 젊은이들에게 '성'을 말한 이 없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에게서 '성의 논리'를 배웠는가?



사진 : 한겨레21
성은 더 이상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성은 더 이상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숨길 필요도 없다." 한 기독 여학생의 말이다. 성에 관한 조그마한 이야기라도 입 밖으로 꺼내면 음란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사회에서 큰 죄악으로 여겨지던 '혼외정사', '혼전 성 관계' 등이 이제는 개방된 공간에서 찬반을 토론할 수 있는 정당한 주제로 부각했다. 지난 92년 한화제약이 미혼 남성 5백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73%가 성 관계를 가졌고 50%는 혼외정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월간지 <VIEW>가 여대 1년 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혼전순결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사람은 31.6%에 불과하며 55.3%는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무방하다.', 10.5%는 '순결이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비슷한 개방성을 보여주었다. 겉으로는 성을 금기시하는 우리 나라의 내면은 이미 난잡해진 지 오래다.

 

거리를 활보하는 '성'

한 디자인 전문가는 올해의 패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올해는 노출이 극치를 이룰 것이다. 여름도 되기 전에 '마이크로 미니'가 유행하고 있다." 라고 말해 우리 사회에 '노출시비'가 드세질 것을 예상했다. 작년 여름에 일어나 화제가 됐던 '배꼽티' 사건이 올해는 비일비재할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성의 개방'은 옷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용물이 다 보이는 비닐백이 유행하는가 하면 선글라스가 그 본래의 용도와는 상관없이 유행하고 있다. "올해는 시선을 자극하는 금속성 옷이나 비닐백이 잘 팔린다. 비닐백은 물량이 달린다." 금남 지하상가의 한 가게 주인의 말이다.

 

도서관과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전남대학교 신문 방송학과에서 남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 의식 조사'에서 '성희롱을 당해 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상당수 여학생들이 도서관에 짧은치마를 입고 와서 시선을 자극한다.' 라고 답해 도서관이 더 이상 노출과 무관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교회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금남로에 위치한 J교회의 경우 주일예배시간에 짙은 화장과 미니스커트, 나시 등을 입은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교회 소속의 한 여학생은 "교회에 짧은치마를 입고 온다고 해서 문제될 게 하나도 없다." 고 말했다. 반면 선배 축에 속한다는 한 남학생은 "교회에서는 자극적인 옷을 삼가 해야 하며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졌다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올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말해 대조를 이루었다.

 

저학년일수록 성 개방의식 높아

교회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성 의식 조사를 실시한 적은 없지만, 요즘 교회 젊은이들의 대화나 옷차림, 놀이 문화 등을 볼 때 성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 임을 알 수 있다. 그 '개방적'의 정도는 저학년일수록 높아지고 있다. 기독인 이라면 절대 지켜야 할 것으로 이야기되어 온 혼전 순결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의 격렬한 논쟁이 자주 벌어지는가 하면, 상당히 심각한 정도의 음담패설이 오고 간다. 이는 단순히 '성 의식이 개방적이다' 라는 해석 차원을 넘어 기독 젊은이들 중 상당수가 하나님의 '순결한 성'이 아닌 사탄의 '더러운 성'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심한 노출은 죄악이다.

광주중앙교회 대학부를 전담하고 있는 손상만 목사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다. "노출은 사람의 마음을 동요시킨다. 이는 사탄적 행위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분명한 죄악이다. 일부에서 개성 표출의 한 형태라고 정당론을 주장하는데, 개성이란 남이 공감할 수 있을 때 개성이다 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믿는 이들도 이 문화에 편승해 가고 있는 현실이 대단히 안타깝다." 성경에서도 심한 노출과 성에 대한 집착은 마지막 때에 나타나는 징조라고 말한다. 소돔과 고모라가 성의 타락으로 인해 유황불로 멸망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배꼽, 일단은 무죄

"경범죄 처벌법 1조 41항에는 공공장소에서 몸을 지나치게 노출하거나 가려야 할 곳을 가리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줄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이 이미 제조된 (일명 배꼽티) 옷을 사 입었고 사회적 통념이나 국민 정서, 법 적용의 형평성 등을 감안할 때 미풍 양속을 해쳤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무죄 판결을 했다. 그러나 이번 판단은 개인적인 것인 만큼 법원 전체의 '배꼽티'에 대한 판단이나 허용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배꼽 노출에 대한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광주 지법 민사 6단독 이재강 판사가 말한 무죄선고의 배경이다. 이번 심판은 젊은 세대들의 성도덕에 대한 아주 우회적인 기성세대의 판단이라는 의미가 있다. 물론 판결 다음 날 광주지역 유림들의 항의 방문을 받기도 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그는 "개인의 판단일 뿐 법원 전체의 입장은 아니다" 라고 한 발 물러섰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이다.

그래도 자기 판단에 따라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또 자신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 성인들은 문제될게 없다. 각종 성적 자극에 대해 스스로 통제가 어려운 청소년들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공권력은 이를 간과한 채 보편적인 성도덕의 기준으로 자신을 자리 매김 하려 한다. 정부는 이른바 음란물 즉 포르노그라피에 대한 제재가 우선 청소년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에 초침을 맞춰야 할 것이다.

최근 잣대 없는 야한 광도고 마찬가지다. 각종 규제를 피하며 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광고 제작자들과 성적 암시를 찾아내는데 혈안인 검열 당국의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늘 논란만 진행 중인 것이다. 성행위를 암시하는 은어를 이용한 광고들은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못생겨도 맛은 좋아", "줘도 못 먹나", "난 큰 게 좋더라" 등등. 이런 문구들이 성적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광고 제작자들은 광고 언어를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한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이런 사례를 들려준다. 대우 입체 냉장고 광고를 만들다 냉장고 안에 12개의 냉기 구멍을 강조하기 위해 "구멍을 손으로 만져보세요" 라는 광고 문구를 만들었다 한다. 그러나 표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결국은 이도 저도 아닌 "3면에서 냉기가 쑥쑥"으로 정했다고 한다.

 

성교육이 절실히 필요

예전부터 교회는 이상하리만큼 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금기시해 왔다. 기껏해야 '성이란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것이므로 잘 지켜야 한다.' 는 식의 당위론 만을 펼쳐 온 것이다. 그 구체적인 이유와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당면하는 성에 관한 고민에 대해서는 마치 '더러운' 것으로 여겨 입 밖에조차 내지 못하게 한 것이다. 결국 청소년들은 '하나님의 성'을 배우지 못하고 '사탄의 성'을 세상으로부터 배움으로서 그릇된 성 의식에 사로잡혀 가고 있다. 손성만 목사는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교회의 젊은이들이 문화에 편승한다면 교회의 장래는 '타락'이다. 교회에서 젊은이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그 교육의 시점은 바로 지금인 것 같다. 교회에 다닌다는 한 고등학생의 말이다. "순결은 중요하지 않다. 서로 좋아하면 그만이다."

취재 : 부질없는 소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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