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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

6·27 지방선거를 치루고

 

역사적인 6·27 지방선거를 치루고 난 지금, 뒷걸음하는 한국의 정치 수준에 젊은 양심은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먼저, 지방선거 10여일전 선거 종반전의 뜨거운 열기를 기대하며 찾아 나선 합동연설회의정이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선거 연설장은 그런대로 열기를 가지고 있었으나 기초의원 및 광역의원 유세장은 기껏 1백여명 모여 앉아 경로잔치라도 하는 듯한 인상뿐이었다. 그래서 후보들은 유권자들은 쫓아다니기로 결심하고, 유세장 밖에서 곧 출퇴근길, 시장, 일터 등 유권자들이 몰려 있는 곳을 찾아 자신을 호소한다. 이와 관련해서 어김없이 쥐어주는 그들의 홍보물, 담벼락을 가득 메운 선거벽보는 한 지역당 10-20명의 후보홍수로 유권자를 압도한다. 또, 이들 홍보물의 주요 내용은 과대포장되거나 왜곡돼기 일쑤여서 전과범들도 내 고장의 양심적인 일꾼을 자처하기도 한다. 광주지검은 선거에 앞선 후보자들의 전과자 조회에서 출마자들의 44.8%가 전과자임을 밝힌 바 있다. 학력, 사회단체의 이름을 파는 행위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공약의 실현성은 희박하고, 갈수록 상대후보 헐뜯기로 연설의 내용이 일관한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우선 35년만에 부활하는 지방 자치가 준비없이 동시 4대 선거가 치뤄지는 혼란에서부터 야기된 듯 하다. 이것은 무지한 유권자만을 탓할 일이 아니었다. 선관위가 배달하는 후보자들의 선거 홀보물을 받아 본 사람들은 그 부피만으로도 동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큰 원인은 지방의 축제가 되어야 할 이번 선거가 여전히 여야의 중앙 정치권 대결 구도로 몰려간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이 지역 기초 선거보다도 전국적인 여야승패 개념에만 몰두하고 기초 및 광역의원 선거에 무관심한 것은 지방시대의 앞날에 먹구름만 예상케한다. 유권자가 자기 지역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렇듯 정부도, 후보자도, 유권자도 궁색한 변명 한 마디 못하게 된 이번 선거에서 가장 궁지에 몰릴 사람은 내 고장의 주인인 유권자들이라 생각된다.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 유권자들의 2/3 정도가 자신의 대리인 후보자에 대해 전혀 모른 상태로 투표권을 행사하였다고 한다. 거기에는 2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최선의 망법이 없다면 차선책이라도 가려 스스로 주인됨을 포기해서는 결코 안 된다. 후보의 당락은 그들의 말솜씨, 장식한 홍보물에 있지 않다. 유난히 사회와 울타리를 둔 젊은 크리스천들이 있다기에 한 마디 당부한다. "정치도, 사회도, 그 무엇도 기독교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정치야말로 기독교에 의해 올바로 가꾸어지며 의롭게 선용되어질 하나님의 권세가 담긴 참 도구이다."


김주원 / 본지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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