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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하면 전 인민의 40%가 죽고, 전쟁하지 않으면 60%가 죽는다. 전쟁 만이 살 길이다" 사실이 아니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일종의 의무감으로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 얼마 못가 나는 참혹한 북한 사람들의 실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두만강가에서 북한에 식량을 보낼 궁리를 하며 몇 달을 서성거렸다. 이때부터 양식을 구하러 국경을 넘어온 북조선 사람들과 대부분의 시간들을 보내며 지냈다. 그들은 평안도 개천, 황해도 사리원과 개성시, 양강도 혜산, 함경도 무산, 회령, 세천, 온성, 길주, 명천, 청진, 경성 등 북한 전역에서 온 이들로, 지금까지 대략 40여명에 달한다. 어떤 사람은 노동당 당원이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기차역에서 꽃제비를 하다 굶주려 죽기 직전에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에서 만난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각자 자기가 사는 지역에 대한 사실들만 증언했지만 이들 말을 종합해 보면 97년 2월 이전까지 적어도 북한 전체 인구중 10%(2백30만명)가 굶주림으로 인해 사망했음이 확실하다. 올해 상황은 작년보다 훨씬 심각해서 1개 군에서 1일 최소 40명, 많게는 150명 정도가 굶어 죽고 있다. 한달에 최소 40만명 이상이 굶어 죽는 셈. 국내외 언론에서는 하루 1백그램의 양식이 공급된다는 둥, 북한에 들어갈 양식이 75만톤(예정된 것 포함)이 되어 올해 춘궁기를 넘길 수 있다느니 하지만, 실제로 내가 만난 이들은 보통 3년에서 5년(함북도 등 북부지방)동안 배급이 완전히 중단되었다고 증언했다. 어느 나라가 양식을 지원했다는 소리를 방송을 통해서 듣지만 자신들에게 지원된 예는 한번도 없다고 하였다. 국내외 언론 보도와는 달리 북한 내부의 대기근은 앞으로 더욱 더 처참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 같다. 이는 북한 주민이 필요로 하는 절대량의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로 하는 1일 필요식량은 1만 2천톤 가량되는데, 그동안 국제 원조나 북한이 자체 조달한 식량의 양은 식량이 북한 전역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소모되고 말 분량이기 때문이다. 남한에서 민간 차원으로 벌어지는 식량 모금 운동조차도 겨우 5만톤을 모으는데 그쳤는데, 남한 사회의 요란함에 비하여 그 양은 실제로 북한동포들의 4일간의 식량 밖에 되지 못한다. 수 년간의 굶주림으로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그들에게 적어도 지속적으로 영양을 보충하여 노동할 수 있는 능력을 재생해 줄 정도의 식량이 되려면 최소 1백50만톤에서 200만톤의 식량이 일시적으로 북한으로 들어가지 안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국내외 언론들이 북한의 내부 체제 개혁이 없으면 양식을 계속해서 제공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인간의 생명을 너무나 정치 문제화 한다는 점에서 사악하다. "전쟁하면 전 인민의 40%가 죽고, 전쟁하지 않으면 전 인민의 60%가 죽는다. 전쟁 만이 살 길이다", "올해는 간부만 살아 남고 백성은 다 죽고, 개가 찰떡을 물고 다니는 해다", "조선은 2년 후면 식량 문제가 없어진다(인민이 다 죽고 없어지면 사람이 없으니 저절로 식량 문제가 해결된다는 뜻)" 요즘 북한 전역에서 유행하는 말들은 북한 인민들의 참혹한 실상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최후의 해결책으로 전쟁을 생각하고 있음을
뜻한다. 지금의 전쟁 열기는 인민들이 자신들의 최악의 조건을 변화시키기 위한
생물학적 요구를 담고 있다는 의미에서 매우 위험한 것이다. 포위된 학살 북한 주민들은 지금 사실상 5가지 세력에 포위되어 학살당하고 있다. 남한 정부와 미국, 일본 정부의 정치 협상 논리, 내부적으로는 북한 정권의 자존심, 그리고 중국 정부에 의해 송환되어 처형됨으로써 식량 난민 조차도 될 수 없는, 인류 역사상 가장 불행한 희생자들이 되어있다. 이들을 포위망에서 풀어낼 방법은 두 가지이다. 인도주의에 의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조성하여 남한과 미국 정부가 정치 협상 논리를 포기하고 대규모 식량 원조를 하게 하는 것과, 남북간의 극심한 긴장 고조를 통해 남한과 미국 정부가 손익 계산을 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전쟁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현재 죽음과 함께 앉아있는 상황에서 전쟁은 최악이기 보다 변화를 가능케하는 '희망'의 상징일 수 있다. 북한 정권은 50년간 계속해온 스스로의 모순을 변화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정권 운명과 관계되어 있기에 그들의 변화는 아예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올해 쌀만 1천5백만톤을, 일본은 4백만톤을 잉여 농산물로 버릴 처지에 놓여있다. 중국은 무역 흑자가 100억불, 남한은 1천억불이 넘는 수출국임을 상기하라. 북한 전 인민의 생명은 그 중 단 5억불에 달려있는 셈이다. 글 : 이상민(가명) / OOO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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