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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7

 

 

 

 

 

      사랑의 상처를 딛고 …


Voice21 김후지 기자9월호 커버스토리를 엮어 가기 위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몸은 그리 바쁘지 않았지만 신경이 곤두서 정신적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대안교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에겐 상처를 건드리는 일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일년 정도 '대안교회'라는 데 머물다가 다시 옛 교회로 돌아온 나로서는 짧지만 아름다운 방황을 잊을 수 없었다. 그것이 외도였다고, 잠시 한 눈 판 것이라고 자책하고 정죄하기엔 너무도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이었기에 생각만으로도 가슴 저려오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던 중 취재했던 전도사님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되었다.

"지난 번 만남 이 후 나의 느낌으로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목타함보다는 반듯한 교회 되기에 뿌리는 눈물이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후지씨의 요즘살이가 그래 걱정이 돋기도 합니다. 한 군데서, 그 속에 깊이 마음을 내리고 일궈가는 믿음살이가 그립습니다. 견문을 넓힌다 하고 사는 것도 의미는 있겠으나 그 정성으로 후지씨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영혼을 돌아보고 자신의 믿음살이를 굽어보는 것이 '선행선결'되어야 할 일 아니겠는지…. 그런 부드럽고 진실한 마음이 그립습니다. … 그대가 인터넷 기독 잡지사에서 공부하는 세상, 그리고 답답해하는 한국교회가 그대 자신에게서 무슨 여부가 되고, 그대 자신이 대안이지 못하는 안타까움 앞에 반성하는 기회를 주는 나날인지, 그대 자신은 자신을 더 잘 알고 계실 거외다."

대안교회를 이야기 하기 두려웠던 것은 어쩌면 지나간 상처보다 지금의 내 모습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열심히 살지 못한 게으름, 하나님 앞에 바로 서려는 몸부림마저 포기해 버린 나약함, 정신없이 일에 끌려 다니기만 하는 한심함, 이런 것들로 인해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처를 도려내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에 빚진 자의 찜찜하고 불안함보다는 후련함이 더 크게 남는 것은 왜일까. 그건 내가 보여주려 했던 대안교회를 통해 나의 삶을 보고, 또 <TheVoice>의 삶을 돌아보게 된 때문이리라. 전도사님 염려처럼 '나 자신이 대안이지 못하는 안타까움' 앞에 잠시라도 걸음 멈추어 반성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기에. 교회가 이것이다 저것이다, 혹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를 말하기 전에 하나님과 나, 그리고 <TheVoice>와 하나님의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런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그대와 나는 한 길을 걷고 있지만 나와 우리 식구들 (그리고 그대가 대안교회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오늘도 똑바른 믿음살이, 올곧은 믿음살이를 위해 삶터 현장에서 눈물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삶으로 보이지 못하는 어설픈 주절거림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를 몸부림치는 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길 기도한다.


김후지 기자(
huj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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