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et The Voice Logo

 Voice21 No.27

 

 

 

 

 

'예수님의 생애'를 열연중인 행복원 성극팀, 그들에게 장애는 더 이상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한다.


우리 나라의 장애인 수는 약 400만 명. 남한 전체 인구를 4000만 명이라 했을 때, 10명 가운데 1명이 장애인이란 말이다. 인구의 10%나 되는 장애인.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장애인은 없다. 후미진 지하상가 입구에서 구걸하는 장애인이나 볼 수 있을까. 천만 성도를 가졌다는 교회에도 장애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10명 중 한 명은 커녕 100명 중 한 명 있을까 말까다. 그 많은 장애인들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도대체 어디에 꽁꽁 숨어있는 것일까.

 

장애의 나약함 깨고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에 경종을 울리고 수많은 장애인에게 장애가 하나님 안에서 능력임을 외치며 태어난 것이 한국실로암선교회(초대회장 변귀숙. 이하 실로암)이다. '76년 7월 15일 불우형제전도단 창립을 시작으로 한 실로암은 지난 7월 10일 월산교회에서 21주년 기념예배를 가졌다. 수많은 어려움을 견뎌 온 실로암이 드디어 성년식을 거행하게 된 것이다.

기념예배가 열린 월산교회 대학부 교육관은 실로암 가족들로 가득했다. 복도는 기념공연을 위해 분장한 실로암 지체들의 들뜬 모습으로 술렁거렸다. 강신석 목사(한국실로암선교회 이사장, 광주 무진교회 담임목사, 광주 기독교연합회 인권위원장)는 기념예배를 통해, "예수님은 보잘 것 없는 형상으로 이 땅에 오셨지만 약한 모습으로 잠자코 숨어 있지 않았다. 당당하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외치셨다. 우리도 장애인이라고 해서 주저하거나 약한 모습으로 있어서는 안된다"며 오직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만 새 삶이 가능하고 그 이름을 힘입어 당당히 복음을 외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 후 펼쳐진 기념공연에서 시각 장애인 김성중 씨의 플롯 연주와 장년 수화찬양팀의 수화찬양에 이어 행복원 성극팀의 연극이 있었다. '예수님의 생애'를 보여준 행복원 식구들의 연극은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정성을 다해 준비한 모습이 역력했다.

기념행사는 10시가 되어서 끝이 났다. 구김 한 점 없는 얼굴로 찬양하고 경배하고 돌아가는 그들의 얼굴엔 여전히 기쁨이 가득했다. '장애인은 아름답습니다'는 말이 결코 한갓 구호가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실로암의 장애인 사랑

"서울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거의 무관심했어요. 국제적인 위상을 생각하다 보니 복지문제에 신경을 쓰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장애인도 조금씩 관심 대상이 된 것이지요."

장애인의 대부분이 사고 등으로 인한 후천성 장애를 가진 이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사회의 시선은 이들을 격리시켜야 할 문제거리 정도로 인식했다. 정상인 혹은 일반인이라 자칭하는 이들은 장애인을 특이한 사람 혹은 병신 등의 말 속에 가두어 놓았다. 실로암은 이런 사람들을 향해,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일반인이나 정상인이 아닌 '비장애인'이란 말이 합당하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데만도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21년 동안의 한결같은 장애인 사랑으로 실로암은 이제 어엿한 장애인들의 '애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숱한 세월 짝사랑으로 인한 아픔에도 불구하고 실로암은 장애인 사랑하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즘은 '장애인재활문화센터'를 만들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창립 21주년 기념 예배를 드리고 있는 실로암 선교회 식구들. 그들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장애인들의 문화적 욕구는 점점 커 가는데 비해 그들을 돌보아야 할 교회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사회도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장애인 문화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기도 중에 준비하고 있다."

실로암선교회 회장의 말이다. 1996년 4월 이미 일을 시작했지만 장소가 준비되지 않았었는데 9월 중에 공간을 마련하게 될 것이란다. 지금까지 철저한 신앙교육을 기본으로 교육과 재활의 장으로 여성 지체장애인들을 돌보았던 실로암 재활원은 온전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 남성 장애인들을 받아들이는 문제도 검토 중이다.

'실로암과 함께 하는 장애인 선교 예배'는 장애인에 대한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전하고 장애인 선교 현장에서 역사 하는 복음의 능력을 나누고자 하는 바램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초청이 있는 교회를 찾아가 설교, 재가 장애인들의 간증, 시각 장애인 연주, 실로암 중창단과 수화찬양단의 찬양 등으로 집회를 인도하는 것으로, '성도들의 영적 성숙과 교회의 갱신을 위해서도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실로암은 자신한다.

그 외에도 재가 장애인 방문학습 모임인 '꿈을 나누는 사람들'을 발족했고, 실로암 결혼상담, 장애인 선교복지 학교, 실로암 수화학교, 실로암 장애인 문학회, 늘푸른 실로암(청소년 모임) 등을 통해 장애인들과의 끊임없는 만남을 갖고 있다. 벌써 17회를 맞은 '실로암 장애인 캠프'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하나가 되게 하는 좋은 장으로 자리매김 해 가고 있다

 

장애인과 하나되기

김용목 목사(현 한국실로암선교회 회장, 예찬교회 협동목사)는 이 일을 통해 어려움보다는 기쁨과 위로가 더 컸다는 감사의 고백을 잊지 않는다. 실로암의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 김목사는 말한다. "성전 미문에 앉아 구걸하던 앉은뱅이에게 사람들은 몇 푼의 돈을 던져주는 것을 전부라 생각했다. 교회가 장애인을 대하는 현주소가 그런 모습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 진정 필요한 것은 그들을 예수의 이름으로 돌아보는 일이다. 영적으로 그들을 돌아보는 일이 바로 우리가 계속해야 할 일이다. 주변 사역으로 여러 가지 장애인 선교사역을 교회와 더불어 할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맑은 영혼을 행해 사람들이 무심코 내뱉는 귀머거리, 소경, 벙어리, 절뚝발이, 앉은뱅이 등의 말 한 마디가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장애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미래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나'는 분명 장애인의 형제요 이웃이다.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는 외딴 섬이나 인적이 드문 어느 변두리가 아니다. 교회의 구석진 곳은 더더욱 아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넘치는 한 가운데 바로 그들의 자리가 있다. 우리는 다 같은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자녀들이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교회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자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형제 사랑, 이웃 사랑을 말할 수 있으리라.


김후지 기자(
hujee@hotmail.com)

  관련기사
 

 

인터뷰 / 강신석 목사

 

 


Copyright(c) 1997, internet The Voice. But All right not reserved.
The grace of the Lord Jesus be with God's people. Amen (REVELATION 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