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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7

 

 

 

 

 

■팡세

여름 수련회, 겉치레뿐인 '주제'

무더운 여름이 지나갔다. 지난 여름도 여느 때처험 계곡마다 텐트족의 물결이 가득했고, 교회도 때맞춰서 여름성경학교, 각종 수련회 등으로 분주했다.


거짓말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에서는 이번 여름성경학교 주제를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정하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스리라 주신 자연에 대하여 교육하기로 했다. 한 때 사회적 문제로까지 크게 부각된 환경문제가 이제 다른 사회문제들이 늘 그러하듯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다시금 환경에 대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책임을 아이들에게 일깨워 주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여름성경학교 주제는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실상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주제는 별 의미를 갖지 못한 것 같다. 여름성경학교나 이 주제를 동일하게 내걸었던 중·고등부 수련회는 '주제 따로 행사 따로'로 치러 진 곳이 대부분이다. 한 번 쓰고 말 수련회장을 만들기 위해 나무며 잔가지들을 모조리 베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설거지나 세면을 하면서 세제나 샴푸를 아무렇지 않게 계곡 물에 버린다. 심지어 자신의 다짐을 돌에 새겨 '에벤에셀'이라고 그 곳에 쌓아 놓기도 하였다. 누가 보아도 환경오염이고 파괴인 것을 아무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자연에 대한 성경적인 인간의 태도를 가지게 한다'는 주제와는 정반대다.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들은 '그런 자그마한 것에 신경을 쓰다 보면 은혜도 안될 뿐더러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큰 의미의 생명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도리어 나무란다. 한 청년은 이러한 모습이 '은혜'라는 언어로 포장된 '위선'이라고 비난하였다.

모 교회 청년대학부는 최근에 2박 3일로 수련회를 치렀다. 첫날 이들은 금식을 했다. 북한동포가 겪는 굶주림의 고통을 함께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마지막 날 50여만 원이나 되는 재정을 들여 불고기 파티를 했다. 먼저 했던 금식은 쇼(?)에 불과했던 것인가.

위의 두 사례는 비록 성격이 조금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원칙을 원칙으로만(?) 제시하고 실제 행사는 마음대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주제는 내보이기 위한 겉치레일 뿐.

 

그런 신앙이 무슨 소용…

우리에게 있어서 원칙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연을 잘 다스리고 관리하라(창 1:28) 명령하셨다. 또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 말로만 하지 말고 사랑을 실천하라(요일 2:17~18)고 하셨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원칙을 무시한다. 얼굴은 예수 그리스도를 내밀고 속은 인간된 모습으로 가득차 있다. 내가 계획하고 내 의도대로 행사가 진행되길 원한다. 수련회든 여름성경학교든 역시 하나님께 드려야 할 하나의 예배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려 했다면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자연을 해치지 말아야 했다. 북한 동포의 굶주림을 진정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 검소하게 수련회를 치르든지 아니면 차라리 그런 명목을 내세우지 말든지 했어야 한다.

세속적인 가치규범도 언행합일(言行合一)을 강조한다. 여름성경학교나 수련회에서 이 덕목을 중요시 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한 번 행함으로 보이는 교육이 열 번 말하여 교육하는 것보다 훨씬 큰 영향을 끼치는 법이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의 친구 한 사람이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빈털터리가 되었다고 합시다. 그런 사람에게 여러분이 '참 안됐구려. 따뜻하게 지내고 배불리 먹으시오'하는 말만 하고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그따위 신앙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이것으로 알 수 있듯이 믿음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믿음을 선한 행실로 증명해 보이십시오. 증명해 내지 못하는 믿음은 믿음이 아닙니다. 그런 믿음은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죽은 것입니다.([현대어성경] 야고보서 2장 15∼17절)"


박형주 / 본지 수습기자(
neo2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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