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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

 

 

 

 

 

 

  

■팡세

악한 자들의 공동체


군사 정권을 옹호하는 혹은 군사 정권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지 못했던 자들이 가장 자주 이용했던 단어가 있다. 바로 '경제성장'이다. 미·소가 하필이면 전쟁장소로 한반도를 택했고, 그 덕에 우리 나라는 전쟁의 폐허라는 깊은 시름에 잠기고 말았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 빵을 주겠다던, 10년 있으면 마이카시대가 올 것이라던 총·칼 든 자들의 음흉한 목소리가 '복음'처럼 들렸을지 모른다.

죄의 속성이 무엇이던가. 바로 처음 한 동안은 달콤하다는 것이다. 정말로 빵이 남아돌고, 차가 너무 많아 걸어다니는 게 빠른 세상이 와 버렸고 국민 소득이 만 달러가 넘어섰다. 처음 한 동안은 정말 달콤하다. 그리고 나면 죄는 본색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하나님과의 대화를 단절시켜 버린다. 온갖 핍박과 가난 속에서도 놀라운 신앙을 지켜오던 믿음의 선배들, 그들의 믿음을 씨앗으로 하여 더욱 더 발전을 거듭해야 할 우리 기독교가 물질의 풍성함이라는 현실에 무기력하고 말았다. 의식과 병행하지 못한 경제성장, 그것은 이기심만을 조장하고 자꾸만 우리 나라를 교만한 자들, 황금에 눈 먼 자들로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하나님과의 교제가 시들어 갈수록 죄는 그 본색을 더욱 강도 있게 드러낸다. 그 시기가 바로 이 때라고 말하고 싶다. 참으로 달콤했던 경제성장, 하나님 없이도 살 것 같던 물질의 풍요가 이 나라를 서서히 파괴하기 시작했다. 건물이 무너지고 가스가 폭발하고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 가는 그 외면적 현상만을 가지고 이 나라가 파괴되어 간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건물이 무너진 원인, 가스가 폭발한 원인, 사람들이 죽어 가는 원인, 그리고 서로 서로가 그 책임을 전가하고 그 와중에서도 돈을 생각하는 현실이 심각하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이 시대는 교만과 우상 숭배와 필연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성적 타락이 조화를 이룬, 개국이래 최대의 악한 자들의 공동체이다. 군사 정권의 탓으로 돌리지 말자. 문민정부의 무능함을 질타하지도 말자. 가장 절실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무릎은 꿇는 것이다. 국민 하나 하나가 죄를 회개할 때, 우리 나라는 비로소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다.

그 후 우리는 비전을 발견하자. 전쟁의 시름 속에서 질병과 배고픔의 고통을 이겨 낼 비전이 우리에게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일순간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 나라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함을 깨닫는 지혜와 하나님께 비전을 간구 하는 자세가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우리에겐 예수 그리스도가 함께 하심을 명심하자. 어떤 유혹과 환난, 핍박 속에서도 굳건히 붙잡을 수 있는 비전, 그것은 우리의 의지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힘이라는 것 또한 잊지 말자.

글 : 전의석 / 본지 주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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