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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우리는 흔히 영화를 보면서 '즐긴다'고 말을 한다. 영화 속의 인물들과 함께 하기보다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는 관객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준다. 주인공이라 말할 수 있는 인물들이 여럿인데다가, 이야기의 소재가 멀리 동떨어진 게 아닌, 바로 우리 주위 이웃들의 아픔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이 모두 여자라 해서 '패미니즘 영화'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 이인용씨의 말대로 '휴머니즘 영화'라고 표현하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 주인공 여자들의 아픔이 여자이기에 겪는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보다 궁극적으로 바라보면 이 시대 한국에 사는 소외된 인간들의 아픔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 같은 날의 오후찌는 듯한 무더운 여름 날, 서민 아파트 광장에서는 더위를 피하여 밖으로 나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 때 한 여자를 구타하던 남자와 이를 말리던 아파트 여자들과의 실랑이가 벌어진다. 이 실랑이 끝에 아내를 구타하던 남자가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이 출동하고 이에 놀란 여자들은 엉겁결에 옥상으로 도망친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이들은 아이들 걱정으로 어찌할 바를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의심 당하고 툭하면 매 맞는 아내, 과부여서 사회적 편견을 당하는 여자, 술집 호스테스, 여장남자 등등. 차츰 그들은 그들의 정당성을 깨닫기 시작한다. 또한 그들의 행동에 지지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의 격려로 꽤나 긴 시간을 옥상에서 보낼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그들을 잡기 위해서 아파트 아래에 전경부대는 진을 치고 있다. 옥상으로 올라 간 그들과 전경부대의 대치, 이러한 대치는 계속적으로 이어져 간다.

전경부대의 대장은 모든 사고가 군대식이고 획일화되어 있다. 심지어 자기 아내에게까지 명령조로 말하고, 소외 받는 옥상의 사람들을 이해하기는커녕 쓸데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로만 취급한다. 그러나 결국 옥상 위의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들의 주장을 알리고 마침내 스스로 아파트 5층 옥상에서 Air Bag이 설치된 아래층으로 뛰어 내리는 걸로 영화는 마무리 짓는다.

영화를 보는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주장에 공감하고 박수를 보내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들은 사회적 편견과 폭력에 맞서 소외된 자들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자신이 바로 그들을 옥상으로 내 올린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암암리에 가지고 있는 편견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로 숨어 들어가게 되었다.

예수님의 주위엔 언제나 소경이나 귀머거리, 앉은뱅이 등 소외된 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예수님께선 그들을 사랑으로 대해 주셨고 그들의 그러한 불편한 모습 자체를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함'이라 하셨다.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야 할 우린, 주위의 소외된 이웃을 먼저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글 : Cn.N


Cn.N (CaseNoisenickelodeon)

Cn.N이란 손이나 옷깃 따위가 마이크에 스치면서 녹음 된 잡음들을 뜻하는 Case Noise라는 단어와, 초기 영화 전용 5Cent짜리 극장이라는 뜻으로 Nicklodeon이 합쳐진 것으로,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진단하고 토론하여 글을 통해 하나님의 문화를 알리는 참된 잡음을 일으키고자 하는 크리스천들의 작은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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