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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6

 

 

 

 

 

 

  

■ 팡세

뒤돌아보자 ! 그리고 96년 새해를 맞이하자

 

전의석이제 곧 연말이다. 유난히도 큰 사건, 사고들이 많았던 95년 한해가 이제 곧 저 산너머로 저물어져 가게 될 것이다. 항상 그렇지만 연말이 되면 유난히도 들뜨는 기분을 억제할 수가 없다. 주인공없는 크리스마스와 망년회, 동창회등 수많은 모임들이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한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크리스천인 우리들은 우리들 나름대로 여러 가지 행사준비로 바쁘다. 12월 한달은 오로지 25일을 전후로 잡혀있는 행사준비, 결국 즐기자는 준비와 그 짧은 순간이 끝난 후에는 뒤풀이라는 어색한 절차만으로 가득하다. 그것으로 한해의 마지막달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즉 대한민국은 예로부터 '반성'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세대가 바뀌는 긴 세월 동안 일제치하에서 굴욕적인 삶을 살았던 우리 할아버지 세대들은 해방 후에도 결국 친일파 인사들에게 나라를 내맡기고 말았다. 독일, 프랑스의 선진국들이 반민족 범죄자들을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수많은 세월과 돈을 낭비해가며까지 처벌하려고 했던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 그 이유야 어쨌던 간에 대한민국과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 선조들은 해방이라는 감격과 기쁨이 너무나 커서 민족반역자들까지 용서해주고 화합(?) 할 수 있었을까 ? 일제시대를 제대로 반성하지 못했던 우리나라는 2000년을 눈 앞에 둔 이 시점에서도 친일파 문제가 거론되는가 하면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떳떳하게 우리의 주장을 펼칠 수 없는 역사의 비극을 초래하고 말았다.

우리의 아버지뻘 세대들은 어떤가 ?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아래서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채 힘든 나날을 보내왔던 우리 아버지들. 그들은 군사정권의 부당함을 심판할 몇 번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5·6공 청문회만 보아도 그렇다.

위증으로 일관하는 범죄자들에게 처음에는 '분노한다','법대로 처벌하라' 등을 연발했던 여론은 전두환씨가 백담사로 유배를 떠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불쌍하다','한번만 봐드리자','그래도 전직 대통령인데...'. 결국 전두환씨는 여론에 힘입어 당시 국고에 헌납하겠다던 연희동 자택에 슬그머니 들어와 정체불명의 거액을 뿌리며 호의호식하며 역사를 비웃었을지도 모른다. 전씨는 얼마전 대국민 성명을 통해 오만한 자태를 마음껏 과시했다. 이래도 불쌍한가 ?

우리는 '악'에 대해서 확실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악'이 궁지에 몰리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약해진다면 우리는 항상 '악'과 함께 고통 당하는 수 밖에 없다. 크리스천은 더욱 그렇다. '악'은 모든 곳에 도사리고 있다. 우리 주위에,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혹은 교회에 있을지도 모른다.

귀찮더라도,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악'을 찾아내어 확실히 떼어 내버리는 것, 그것이 '반성'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닌...

올 한해를 마냥 즐기며 잊어버리기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구가스폭발, 성수대교 붕괴, 삼풍참사, 시프린스호 기름유출, 비자금 사건, 대선자금, 5·18특별법 ...

올 한해를 조용히 돌아보자. 기억하기 싫더라도 철저히 돌아보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엄연한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할 크리스천으로서 회개해야할 의무는 충분하다. 나라는 정치권 싸움으로 정신이 없다. 예산안마저 별 신경을 못쓰는 모양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민은, 그 중에서도 크리스천은 조용히 한해를 뒤돌아봐야 할 것이다. 뒤돌아보자! 그리고 96년 새해를 자신 있게 맞이하자.

글 : 전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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