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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7

 

 

 

 

 

 

  


95년을 정의하라고 한다면 '뒤돌아 보기가 두려운 해'로 정의하고 싶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5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50번의 한 해 반성을 했을거다. 그 중에 그래도 몇번쯤은, 아니 어쩌면 절반쯤은 한 해동안 쌓았던 공적들을 놓고 서로에게 그 공을 돌리는 흐뭇한 모습으로 그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국민 한 사람당 년간 소득이 10,000$인 시대를 코 앞에 둔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이를 입증이라도 해줄 듯 하다. 이인제 전 노동부 장관은 몇 개월 전 「이코노미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운 옛날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때는 야근하는 회사들이 최고 인기였습니다. 야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일거리가 많다는 말이고 일거리가 많다는 것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단편적인 증거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일밖에 몰랐습니다. 일하는 재미도 없었으면 살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0%에 달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를 넘어서면 이를 '고도성장'이라고 정의한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를 볼때도 이 고도 성장률은 간혹 기록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30년간을 꾸준히 기록해온 나라는 전혀없다. 세계의 경제구조를 생각할 때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국, 어쩌면 우리나라는 이 세상에서 일하기를 가장 즐겨하고 돈벌기를 가장 좋아하는 나라인지도 모른다. 살인적인 더위가 365일 엄습하는 사막에서도 한국인은 끈기있게 일해 왔고, 대낮에 무장강도에게 슈퍼마켓을 털리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도 한국인은 억척스럽게 성공을 일구어 냈다. 돈벌레라고 불리우는 일본인들 속에서도 한국인은 이에 뒤질세라 열심히 살아왔다. 박정희씨가 군사쿠데타로 우리나라를 장악하고서 민주세력에 대한 온갖 탄압을 하고 폭정을 했지만 결국 상당수의 국민들에게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잘 살아 보자'는 희망을 심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감옥에 있는 전두환씨는 대통령 재임시절 광주 양민 2,000여명을 학살하고 민주세력을 탄압했지만 학살자라는 비난과 함께 '그래도 경제성장 시켜준 대통령' 이라는 안위의 말을 들을 수 있었고 자기 스스로는 '5공의 정통성'이라는 말을 공식석상에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착각 속에 빠져들 수 있었다. 반면 감옥에 있는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는 재임시절에도 '물태우'라는 비난을 받아왔고, 비자금정국 이후로 전두환씨를 제치고 '가장 추한 인물' 1위로 손꼽혔다. 그 이유는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지만 경제성장에 기여한 바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와같이 우리나라 역사에 가장 실질적인 영향을 끼친 변수가 '경제성장'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자원이라고는 살아있는 노동력밖에 없는 한국이라는 나라. 이 나라에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다는 말은, 그것도 30년간 끊임없는 고도성장이 이루어졌다는 말은 과연 무슨 의미인가. 국가경쟁력이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양민들이 노동력을 착취당했겠으며 얼마나 많은 양민들이 산업재해로 고통당했겠는가. 또한 이에 저항하는 많은 민주세력들이 학살당했겠는가. 결국 한국에서의 경제성장은 '독재', 그것도 무식한 '군사독재'가 없이는 불가능했던 함수관계가 필연적으로 성립한다. '신한국'을 외치는 '김영삼 문민정부' 역시 어두운 곳에서 민주세력과 노동자들에게 수많은 탄압을 가하고 있고 그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 물론 국가경제력에 방해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한국은 무리한 '경제성장'을 중단해야 한다. 무리한 경제성장은 갖은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광주 양민학살이 그것이고, 전태일 분신이 그것이다. 중소기업사장의 자살이 그것이고 한 노점상인의 분신이 그것이다. 성수대교 붕괴가 그것이고 대구 아현동 가스 폭발이 그것이다. 삼풍백화점 붕괴가 그것이고, 전직대통령의 도둑질이 그것이다.

96년 새해가 이미 밝았다. 96년이라는 역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변수는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물론 '예수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7000만 한국 민족을 포용할 수 있고 화합하게 할 수 있는 진정한 '신한국', '선교한국'을 건설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 결국 우리 크리스찬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96년을 보내야만 한다.

글:전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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