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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7

 

 

 

 

 

 

  

■ 특별인터뷰― 손성만 목사


"교회가 부르짖어야 합니다"

"광주사건은 80년 직전 교회가 분리된 것에 대한 대가입니다."
 

5·18특별법의 제정은 학살자 처벌, 진상규명을 갈망하던 온 국민들에게 15년의 한을 풀어주는 감격을 맛보게 했다. 반면 5·18 특별법이 진정한 의미를 잃고 국면전환용으로 흐르는 듯한 조짐은 국민들을 더 없는 배신과 불신에 휩싸이게 한다. 5·18 특별법을 믿어야 할지 불신해야 할지 온 국민이 혼란에 빠져있는 지금, 하나님의 시각에서 문제를 직시한 한 목사가 있다. <부질없는소리>는 광주중앙교회의 손성만 목사를 만났다. 손 목사는 5·18을 통해 교회가 회개해야 함을 줄곧 외쳐왔으며 김영삼 대통령이 신앙인으로서의 올바른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음을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

 

손성만 목사 / 광주중앙교회 목사 / 80년 5월 당시 5.18 사건 목격 / 5.18을 통해 교회가 회개해야함을 줄곧 외쳐옴.80년 5월 당시 광주상황을 목격하셨습니까?

그 당시 저는 신학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군 제대 후 계속 광주에 거주하고 있던 터라 당시 상황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18일은 주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18일 아침 유문동에 있는 은광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오는 도중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18일부터 공수부대원들의 본격진압이 실시되었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개구리가 막대기에 맞아 쫙 뻗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마치 그와 같았습니다. 곤봉으로 사람들의 머리를 무차별 가격했고 시신들은 한쪽 팔, 다리만 들려져서 그대로 차에 던져졌습니다. 수창국민학교에서 중앙교회사이의 거리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너무 긴급해서 저와 함께 기숙사에 있던 대부분의 학생들은 피신을 갔습니다. 저도 19일 오후 나주로 피신을 갔기 때문에 그 이후 상황은 알지 못합니다.

 

그 당시 언론에서는 어떤 보도가 나오고 있었습니까?

언론은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언론을 통해서는 전혀 상황이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에 지하 통신망을 통한 유언비어가 겉잡을 수 없이 나돌았습니다. 임산부가 배를 갈렸다거나 공수부대가 여학생의 가슴을 도려냈다는 등의 끔찍한 유언비어가 나돌았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그 유언비어는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그 때 그 유언비어가 광주시민들을 자극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언론 뿐만 아니라 통신도 두절되었기 때문에 광주는 완전히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유일하게 북한 방송을 청취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고시공부하던 학생들이 모여있던 나주 구례사로 피신했었는데 북한 방송에서 광주상황과 사상자 수 등을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던 금남로 주변에 큰 교회가 여러개 있었던 것을 압니다. 교회차원의 대응은 없었습니까?

교회라고해서 특별조치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중앙교회의 변한규목사님이 수습위원으로 참가했던 적은 있습니다. 그 당시 상황은 너무 급박했기 때문에 교회차원의 통제가 아니라 전 도민의 문제였습니다. 크리스천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나가 모두 한 마음 한 뜻 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교회가 그 당시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부끄러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때의 상황에서 교회차원의 조치나 처방은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 교회차원의 반박성명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수습차원의 역할을 했었다고 봅니다. 당시에는 모이는 것은 철저한 감시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예배드리는 것조차 감시 당하고 있었습니다. 설교내용까지 체크되고 있었으니까요. 85년 이후에서야 비로소 교회차원에서 광주관련조치가 시작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반면 카톨릭은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교회가 회개해야할 차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광주사건은 교회가 연합하지 못한 데 대한 하나님의 진노의 채찍입니다. 80년 직전 79년도에 장로교회가 분리되었습니다. 분리된 핵심적 위치가 광주권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교회가 분리될 때는 반드시 국가적 재난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광주사건은 분리됨에 대한 댓가입니다.

이것이 우리교회가 첫번째로 반성해야할 문제입니다. 교회의 사명은 바로 서 있는 것입니다. 언제 변란이 올 지 모릅니다. 지금과 같이 사회가 혼란스러운 원인은 교회의 세속화에 있습니다. 바로서야할 교회가 물욕에 가득차 있고, 정치화 되어있습니다. 민족이 살기 위해서는 교회부터 진정한 갱신운동을 해야합니다. 기독인의 역할이 그래서 큰 것입니다.

 

김영삼씨는 대통령이자 교회의 장로이기도 합니다. 신앙인으로서 김영삼씨는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김영삼씨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진정한 신앙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기독인으로서 진정한 통치철학을 가지고 일관되게 정치를 해야 옳습니다. 그러나 김영삼씨는 정확한 푯대도 없이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김영삼의 대통령통치는 럭비볼과 같은 것이다"는 한 기자의 표현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순간의 기분, 감정, 여론에 휩쓸려 다니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또한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의 구속경륜을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형태가 국면전환용이고 깜짝쇼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어느 한 개인(DJ)을 너무 의식하고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믿는 사람으로서 결단코 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정직하지도 못합니다. 신뢰감도 없습니다.

 

5.18특별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교회는 어쨋든간에 무정부 상태보다는 독재자가 낫다"는 칼빈의 말이 생각납니다. 기독인은 제도 속에서 비폭력과 무저항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일단은 지켜보는 것이 올바른 태도입니다. 만약 미흡할 경우 교회가 나서서 부르짖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공의를 바로 세우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학살책임자는 반드시 처벌되어야 합니다. 일단 지켜보고 만일 미흡하면 교회가 본격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대담 : 전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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