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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10

 

 

 

 

 

 

  

    ■ 커버스토리


복음의 역사성이라는 견지에서 볼 때 15대 총선에서의 공평과 정직 실천이 한국기독교의 소명 중 하나라는 점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공평과 정직의 실천은 바로 우리가 드릴 영적 산 제사의 일부분이다. 만일 한국 기독교가 주변적인 일에 몰두한 나머지 복은 전파와 같은 지상명령을 소홀히 한다면 이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 복음 전파의 내용이다. 복음의 전파란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나라 확장이란 단지 그리스도를 주(主)라고 시인할 뿐만 아니라 그의 성품을 닮아가려는 자들의 증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성품은 당연히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은 공평과 정직의 실천이 예배와 헌금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잇다. 진실로 말하자면 그리스도인들에 의한 공평과 정직의 실천이야말로 산 예배이며 헌신인 것이다.


공평과 정직의 실천

한국 기독교가 제 15대 총선에서 공평과 정직을 실천하려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노력을 특별히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권력에 대해서 객관적인 입장의 고수이다. 해방 이후부터 한국 기독교가 취한 권력 친화적인 역사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물론 한국 기독교 내에는 다양한 분파들이 있어서 도리어 정치 권력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의 존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수의 소위 '복음주의적' 교회와 교계지도자들은 정치 권력에 대해 거의 무조건적으로 회의를 보여왔다. 대표적인 예는 1980년 8월에 있었던 전두환 국보위 상임 위원장을 위한 "국가과 민족의 장래를 위한 조찬 기도회"라고 할 수 있다. 흥미있는 것은 이러한 자리에 자주 참석하는 사람들일수록 '정교분리'를 더욱 강조한다는 사실이다. 더욱 우려할 만한 현상은 현 대통령인 김영삼씨가 개신교의 장로라는 점 때문에 파생 될 종교적 갈등의 증가 가능성이다. 만일 한국 기독교의 주류가 이번 총선에서도 과거처럼 권력친화적인 입장을 고수한다면 한국 사회는 이제 종교적 갈등까지 떠 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결과들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와 거리가 멀다.

둘째는 금권과 관권의 개입을 감시하고 거부하는 지속적인 노력이다. 한국 기독교는 이번 총선에서 신앙적인 이유를 들어 공정하지 못한 태도를 합리화하지나 않는지 스스로를 감시해야 한다. 가장 빈번한 예로서 특정 후보가 자기 교회에 출석한다고 하여 설교 중이나 광고 때에 지지를 호소하는 일이다. 이러한 태도는 선거법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교회를 선거 운동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물론 훌륭한 기독교인들이 많이 출마하고 이를 위해 교회적 차원에서 자원 봉사하고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후보자와 교인 개개인의 차원이 되어야 한다. 교회가 광고할 것은 특정한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공평하고 정직한 선거의 실천이다. 또한 특정한 후보의 헌금을 부각시키는 일이나 개교회적 청원을 교회적 지지와 연결시키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 각 지역구의 후보자들은 마땅히 지역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이고 이의 실천을 공약할 수 있다. 개 교회도 국회의원 차원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청원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교회가 집단으로 청원의 해결과 선거에서의 지지를 교환하려 해서는 안 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교회가 집단으로 강조할 일은 공평과 정직의 실천뿐이다.

셋째는 정책선거로의 전환을 도와야 한다. 베 15대 총선의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지역감정이다. 금권과 관권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해서 대신 지역감정이 판치는 선거를 공평하고 정직한 선거라고 간주할 수 없다. 후보자의 정책 내용과 그 정책을 수행할 자질을 비교하여 투표하는 정책중심 선거야 말로 공명선거를 정착시키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후보자들의 정책과 경력이 소상히 알려져야 한다. 이러한 내용들이 잘 알려지지 않음으로서 정당과 출신지역만이 가장 부각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공평과 정직에 입각한 일정한 교양의 정착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양이란 인류가 지금까지 축적해 온 주요 가치의 체계나 행동의 준칙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미 우리가 다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지 않는 데서 많은 불필요한 갈등과 비극이 발생하고 있다. 진정한 나라 만들기란 이러한 교양의 축적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점에서 제 15대 총선은 교양의 실천을 위한 주요 학습과정이다.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공평과 정직이라는 하나님의 성품에 알맞는 교양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공명선거는 하나님의 명령

전도서의 말씀처럼 만일 우리가 이 모든 노력을 단지 인간 사회의 도더과 안녕을 위해서 기울이고 있다면 참으로 헛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1996년의 총선이 공명정대하게 이루어 졌다고 해서 이 총선으로 뽑힌 선량들께서 공평과 정직을 실천할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 도리어 주어진 역사적 틀에서 보면 거의 분명하게 한 바탕 정계개편의 혼수를 치룰 것으로 예측된다. 그래서 또 한 번 정치인들의 도덕성에 대한 실망과 염증을 북 돋우게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우리 한국 기독교인들이 공명선거에 나서야 할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공평과 정직의 실천을 요구하고 계신다. 이것은 그이 성품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는 못 견뎌 하신다. "정교분리의 원칙"이라는 잘못된 용어를 앞세워 이 사회와 제 15대 총선에서 마땅히 적용해야 할 공평과 정직의 노력을 빠뜨린다면 하나님은 여기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물으실 것이다. 이 점은 이미 여러 시대의 여러 사회 역사에서 증명된 바 있다. 제 15대 총선을 하나님 나라 확장의 기회로 삼자.


글쓴이 : 백종국
경상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 기독교 윤리 실천 운동기획위원


이 글은 '공명선거실천을 위한 기획 심포지엄 자료집' (도서출판 기윤실)에 실린 글입니다. 필자인 백종국 교수와 합의하에 저희 '부질없는소리'에서 요약, 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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