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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3

 

 

 

 

 

 

■Sight

큐티, 당신도 이렇게 하십니까?

(다음 이야기는 실화가 아닙니다. 그러나…)


때는 21세기를 코앞에 바라보는 1998년 새 봄의 어느 날. 이른 아침 모 대학 캠퍼스 한쪽 구석에 한 무더기의 대학생들이 모여 있다. 그중 리더격으로 보이는 사람이 먼저 입을 연다.

 리더 : "자, 여러분이 미치도록 기다리던 큐티 시간입니다. 여러분, 오늘 말씀은 창세기 12장 10절부터 20절까지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아브라함이 도중에 애굽에 내려갔던 때의 이야기죠? 조용히 묵상하시고, 함께 은혜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리더 : "각자가 묵상하신 내용을 서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짓궂게 웃으며) 자, 오늘 아주 오랜만에 나오신 태지 자매부터 시작해 볼까요?"

태지 : "(겸연쩍어 하며) 예, 그동안 아침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큐티 모임을 못 나왔는데요, 갈수록 말씨도 거칠어지고 하루가 개운하지 않아서 다시 나오게 되었어요.

리더 : "그래요, 우리는 날마다 큐티를 하고, 그날그날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을 받아먹고 살아가야 하는 거예요. Q.T.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친구들의 삶은 거칠어지고 삭막하게 변할 수밖에 없답니다. (태지 자매 쪽을 보고) 태지 자매님, 앞으로는 절대 빠지지 마시고요, 계속 말씀해 보세요"

태지 : "네, 저는 오늘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느꼈어요. (성경을 펴서 짚으며) 10절에 보면 아브라함이 기근을 만났잖아요. 그런데 나중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더 큰 축복을 하셨어요. 이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단련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브라함에게 더 큰 은혜를 주시기 위한 것이었음을 배웠고, 저도 이제부터는 어려움이 닥칠 때 실망하지 않고 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도록 노력하겠어요. (옆자리 미지를 바라보며) 이상입니다."

미지 : "저는 아브라함의 지혜를 배웠어요. 기근이 들자 그는 곧바로 나일강이 있는 기름진 애굽으로 내려갔고, 결과적으로 큰 재산을 얻게 되었거든요. 게다가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함으로써 혹시 생길지 모를 위험을 예방했다는 점은 아브라함의 놀라운 처세술이었다고 봐요. 크리스천들 중에 외골수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데, 그것은 여기 아브라함의 교훈을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크리스천들이 세상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죠."

성지 : "(따지듯이) 잠깐만요. 아브라함이 자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아내를 누이라고 한 것은 하나님의 보호를 믿지 않은 불신앙이었다고 알고 있는 걸요? 바로에게 아내를 첩으로 주고 양과 소와 노비 등을 얻은 것은 결국 자기 아내를 판 행위나 마찬가지잖아요? 저는 오히려 하나님을 믿는 자가 신앙에서 떠나면 이렇게까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신앙을 더욱 굳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리더 : "아, 예, 후지 자매님 생각도 좋은 생각이네요. (엄숙하게) 하지만 성경 말씀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거예요. 그 다양함 속에서 각자가 나름대로 은혜를 받는 것이랍니다. 성경은 참으로 신비한 것이거든요. 미지 자매님 계속 하세요."

미지 : "예를 들어 이런 경우가 있어요. 어제가 주일이었잖아요? 교회를 가려고 막 나서는데 교수님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제가 토요일에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마무리 부분을 조금 수정하면 A+를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직접 지도해 주신다면서 학교에 나오라는 거예요. 교수님과 이야기한 뒤 저녁 예배에 참석했죠. (감격에 찬 눈빛으로) 이처럼, 하나님께서 어떤 방법으로 은혜 주실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너무 감사해요."

리더 : "그렇습니다. 물론 주일에는 교회에 가야 하겠지만, 미지 자매님의 경우 교수님을 찾아간 것이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왔잖아요? 우리 크리스천에게는 특별히 '융통성'이라는 것이 부족하기 쉽죠. 그것을 조심해야죠. 그럼, 이제 영지 형제님 차례이군요."

영지 : "저는 성경에 대해 새삼 놀랬어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인간적 연약함까지도 숨김없이 적고 있다는 것이죠. 저는 성경이 다른 신화책들과는 달리 정말 솔직한 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 신뢰가 가네요."

성지 : "저도 그래요. 조금 덧붙이자면, 여기서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브라함의 연약한 모습을 통해 모든 인간이 결국은 연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브라함 같은 믿음의 조상도 실패하는 것을 보아라, 인간은 그런 존재란다, 하고 말이죠. 그리고 또 저는 거짓말을 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제 저녁 열우씨랑 영화를 보고 늦게 들어갔는데, 어머니께는 버스가 안 와서 늦었다고 거짓말을 했거든요. 근데 기분이 계속해서 찝찝하더라구요. 성경에서도 아브라함이 솔직하게 아내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누이라고 속여서 바로에게 책망 받게 되잖아요.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리더 : "네,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후지 자매님은요?"

후지 : "(시무룩하게)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큐티 교재를 들여다보며) 그냥, 여기 교재에 나와 있는 예화가 제 가슴에 와 닿아요. 참 뭉클한 이야기잖아요. 하나님께서 오늘은 저에게 이런 방식으로 은혜를 주시는가 봐요."

리더 : "저는 조금 특이하게, 아브라함의 아내 사래의 순종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 같으면 남편이 다른 남자에게 첩으로 가라고 했을 때 화를 내고 이혼하자고 했을 텐데, 사래는 아브라함에게 순종해서 바로에게 갔어요. 정말 대단한 순종이 아닐 수 없죠. 사래의 순종처럼, 나에게 참으로 힘든 것이 요구될 지라도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오늘 묵상하신 말씀을 하루 동안 생활에 적용하면서 사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고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흩어졌다. 몇몇은 수업을 받으러, 몇몇은 도서관으로. 큐티 시간에 묵상한 말씀을 하루 동안 생활에 적용하며 살기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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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 황희상(pulitzer95@hotmail.com)
일러스트 : 황은주(
freeeee@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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