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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년을 맞이하고 있다. 늘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우곤 했다. 1년을 계획하여 큰 목표를 두세 가지 세우고, 열두 달로 다시 나누어 각 달별로 계획을 세우고 일주일 단위로 그 계획을 다시 나누고... 그 '계획'이라는 것을 세우기 위해 사용된 시간과 종이와 펜만도 엄청났다. 1년을 단 며칠동안 살아버릴 양 계획을 세워놓고는 그것을 다 지키기나 한 듯 즐거워했다. 그것은 나의 진짜 인생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것은 단지 종이조각에 불과한 것이었다. 곳곳에 써놓은 계획서는 1월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나의 시야에서 사라져 갔고, 나의 게으름은 나 자신을 합리화시키기에 바빴다. 계획을 지키기 위해 숨이 차도록 뛰어도 늘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었고, 지키지 못한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한없이 절망스럽기만 했다. 바보 같이 의지가 약한 나를 무섭

게 질책하기도 했고, 그 계획에 쫓겨 지쳐버리곤 했다. 숨이 막혔다. '계획들'이 나를 옭아매기라도 한 듯. 나의 새해는 늘 이렇게 떠오르다가 져버리곤 했다.

이제 또 새해를 맞이하며 난 과거의 그 계획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의 계획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지킬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난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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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의 허점을 발견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텅 비어 있었다. 예수님. 계획에는 온통 허점들이 발견되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텅 비어 있었다.

예수님. 계획에는 온통 나의 아이디어만 반짝이고 있었다. 송구영신의 밤 예배를 안 드린 것도 아니고 새해에 대해 기도를 안한 것도 아니지만, 내 삶의 계획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 예수님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나의 계획에 예수님은 단지 양념에 불과했다. 나의 계획들을 빛내주기 위해 잠깐 보조 출현한 엑스트라. 새해 일년 동안 나의 삶 속에 역사 하실 하나님을 생각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새해 한해동안 내게 베푸실 사랑과 은혜를 설레임속에서 기대하기보다는, 내가 한해동안 주님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보다는 예수님을 단지 내 계획 속의 소스로만 생각했던 것이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산다고 말하는 이가 예수님을 내 삶의 들러리로 세우다니. 금식하며 말씀과 기도로 새해를 준비하는 친구를 보며 감동은 받았지만 그것이 바로 내 모습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지 못했었던 것이다. 진짜 계획은 이런 것이 아닐까? 머리 굴려가며 무엇을 할까 끌쩍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삶의 수레바퀴를 돌리시는 주님 앞에 겸손히 무릎 꿇고 앉아 한해를 위해 기도하고 말씀으로 무장하며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것 말이다. 97년도에는 정말 이런 계획다운 계획을 세우고 싶다. 그리고, 97년에는 이런 하나님을 기대한다. 나의 믿음을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키우시는 하나님, 나의 두려움을 확신과 기쁨으로 바꾸시는 하나님, 나의 미래를 준비하시는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 나를 강건케 하시는 하나님, 나의 절망마저도 소망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을.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잠언 16:9)

글 : 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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