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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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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우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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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 및 후원

창간 2주년 기념호를 드리며

창간 2주년 기념호를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지금, 다른 잡지들처럼 뿌듯한 마음으로 '감회가 새롭다'거나 '감사하다'는 말을 하기보다는 한국 기독 잡지계의 전반적인 침체 상황을 고해야 하는 우울함이 앞선다.

월간지 지령 24호.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것이니 이는 고작해야 2년 동안 발행했다는 말이 된다. 명색이 언론이고, 게다가 이왕 맘 먹고 시작한 일인데 겨우 두 해를 못 넘긴다면 챙피스런 일이 아닌가.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것이 '기독' 월간지의 경우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독교 마인드를 지니고 발행하는 자립적인 월간지 치고 2년 넘게 지속적으로 발행되는 예가 드물다는 것은 정말이지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꾸준히 발행되고 있는 몇 안되는 기독 월간지들의 발행 주체와 편집진을 마음으로부터 존경한다.

새삼 기독 문화의 뒤떨어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 교수님은 기독교 문화의 후진성을 다음의 일곱 가지로 설명하셨는데, '뒷북치기', '관심의 부재', '전문가의 부재와 아마추어리즘', '미래에 대한 비전의 부재', '전략의 부재', '후원과 연구의 부재', '연구 기관의 부재'가 그것이다. 상당부분 공감한다.

삶에서 철저히 분리된 기형적인 교회 문화, 책을 읽지 않는 기독교인, 말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기독교인, 거기에 기독교 서적 유통 구조의 불합리성까지…. 기독 월간지들이 자립하여 성장할 기본적 토양이 한국에는 전혀 일구어지지 않았다는 불평과 함께, 그러나 기독 월간지 스스로도 생존에의 노력을 너무 게을리 해오지 않았나 점검해야 하겠다.

기독 월간지, 더 나아가 전 영역의 문화 사역자들, 우리는 정면 대결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우리를 맹목적으로 믿어주고 사랑해 주는 몇몇 지체들에게 '기생'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전국의 목회자, 교역자 시장만 공략해도 최소한 망하지는 않겠다는 계산으로 사역하지는 않았는가? 볼품없는 문화를 내어 놓고는 그것이 단지 우리가 누려야 할 기독교 문화이기에 미안하지만 소비해 줘야 겠다고 강요하지는 않았는가? 그러한 강요에 응해주는 특정 부류의 착하디 착한 크리스천들을 호구 삼고 있지는 않았는가? 그들이 선한 마음으로 일말의 기대감을 안고 얼마간 참아 줬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참아 줄 것으로 믿고 안일했던 것은 아닌가!

오해 말 것은, 실제로 많은 크리스천들이 진정으로 우리를 사랑해 주었고 참아 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왜? 대안이 없으니까. 대중 음악이나 팝송이 모두 퇴폐적이고 선정적이어서 안된다니까 다소 어색하고 불편하더라도 수준 낮은 CCM을 들어주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크리스천이 여태 있기 때문에.

창간 2주년 기념호를 내면서, 우리가 살아 남는 이유가 진정 이러한 것은 아닌가 철저히 반성하고 고민해 본다.

THE VOICE THE VOICE 편집장 황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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