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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6

 

 

 

 

 

■ 커버취재

      "흔들리는 목자들"

    교회 성장을 위해 변질되어야만 하는 목회 비전, 갈등하는 목회자들

사진 : 박형주 수습일반적으로 키나 덩치가 커지는 것을 '성장'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덩치만 크고 정신이 어리면 '아직 덜 컸다'고 한다. 키가 크고 덩치가 아무리 좋아도 생각이 어리면 제대로 어른 대접을 받지 못한다. '진정한 성장'이 아닌 것이다.


무엇이 '교회의 성장'인가

그렇다면 교회가 '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단순히 키가 크는 것은 아닐 것이며, 내실이 있어야 진정 성장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성장한 것이 교회가 내실있게 성장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논의는 신학적으로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므로 신중해야 할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교회의 일은 세상의 사업과는 달라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교회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양적 성장만 이루어 내면 그것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간주해 버리는 풍토가 이미 짙다는 것이다.


성장 프로그램의 양면성

교회 성장 프로그램의 예를 들면 부흥회나 새신자 교육 프로그램, 총동원 주일 같은 교회행사, 지역 사회 봉사, 문서선교, 찬양선교 등 수도 없이 많다. 현장에서 직접 사역하는 몇몇 목회자와 사역자들을 만나보고 성장 프로그램에 관한 대화를 나눠보면 대부분 그것 자체를 나무랄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한국 교회가 성장해야 함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된 도리라는 것이다. 오히려 성장 프로그램은 이러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하나의 중요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더 많이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한 쪽에서는 이러한 성장 프로그램들에 포함된 인본주의적인 위험 요소를 지적하고 있다. 몇몇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교회 성장 프로그램에 담긴 인본주의적 요소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새신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거나, 먼 지역에서 출석하는 성도들을 위해 대형 버스를 마련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편의 제공만이 교회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한 목회자는 이같은 생각을 '바벨탑을 쌓았던 창세기적 인간의 욕망이 담겨있는 듯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잠자는 교회의 평신도들

인본주의 성장 프로그램의 교회 내 유입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목회자가 잘못된 성장 이념을 가지고 이끌어 가는 데도 성도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평신도들의 의식이 먼저 깨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호남 신학대에서 만난 한 전도사는, "드문 예이나, 일부 성도들은 종말론을 강조하거나 신유 은사가 있는 목회자를 마치 그것만이 참모습인 것처럼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도 한다. 가끔 설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 명으로 불어나는 교회가 있는데, 이런 교회 중에는 목회자가 이름 나 있거나 특별한 은사를 지닌 경우가 많이 있다. 이 교회에 모여드는 성도들이 모두 새신자라면 모르겠지만, 기존의 교회에 다니다가 온 성도들이 많다는 데 문제의 여지가 있다. 또한 대규모 수련회나 강좌가 있을 때 인기인을 초청하여 강연하는 것도 수련회의 본래 취지를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비전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목회자

신학교 시절, 순수했던 목회 비전이 목회 현장으로 나가면 처음과는 달리 성장 지향적인 목회 방침으로 변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여기에 대해 젊은 목회자들은 '현실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을 가장 많이 토로한다. 목회자들이 서로 만났을 때 맨 먼저 나오는 질문은 '몇 명 모이십니까?'라는 것이라고 한다. 출석 교인의 수가 목회자의 실력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는 것이 우리 교계의 현실이다. 특히 같은 시기에 목회를 시작한 동료 목회자의 성공(?)은 목회자로 하여금 극도의 열등감에 자괴감마저 느끼게 한다. 결국 적은 수라도 '하나님의 충실한 종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꿈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부양 가족의 부담도 무시하지 못할 커다란 문제가 된다. 이는 특히 늦게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를 시작한 목회자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고민이다. 이러한 환경들은 자칫하면 목회자에게 '교회가 성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의 논리에 빠져들게 한다.

목회자가 목회를 경영의 개념으로 여기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쪽과 부정적으로 보는 쪽으로 크게 양분된다. 전자의 경우, 교회도 하나의 '인간 공동체'이기에 체계적인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순천 북부교회에서 사역하는 한 전도사의 말이다.

"앞으로 교회는 보다 조직화되고 세분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 사역도 한 사람의 목회자에게 모든 일을 전담시키기 보다는 전문인 중심으로 분야를 나누어야 한다. 사회가 전문화 되고 다양화 되는 만큼 교회가 이러한 성도들을 수용하기 위해 이러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조직적인 프로그램으로 교회를 보다 체계적이고 세분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를 부정하는 후자는 이것이 바로 교회 안에 침투한 자본주의적 요소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사고 안에 사람 중심의 사고가 배어 있다고 질타하는 것이다.


교회 성장 들여다보기

사실 이러한 논의들은 가치의 문제이며 상황에 따라 조절 가능한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목회자나 성도들의 마음가짐이다. 특히 목회자는 성장 논리에 자신의 신앙을 팔지 말아야 한다.

교회는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성장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성장을 우리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는가 하나님께 의지한 결과라고 생각하는가 스스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박형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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