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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16

 

 

 



 

 

■커버스토리

대학 허물을 벗을 때다.

 

대학과 학생대학문화의 성격은 대학축제를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 '잘 드러난다' 라기 보다는 완전히 '까발려진다.' 서울 지역 대학가는 지난 5월에 그리고 이 지역 대학가는 지난 9월에 일주일씩 스스로 '까발려'졌다. 이미 연세대의 '성정치 문화제'로 기염을 토한 서울·경기 지역의 대학가 문화는 반(反)이념을 넘어서서 반(反)상식의 경지(?)로 까지 다다랐다. 그 대표적인 예로 '동성애의 확산'을 들 수 있다. 서울의 여러 대학들에는 동성애 동아리가 생기기 까지 했다. 서울대의 '마음 003', 고려대의 '사람과 사람', 연세대의 '컴투게더', 건국대의 '동성애자 인권 모임'등이다(시사저널 5월 30일자 참조). 서울대학교의 경우 동성애 동아리들이 이제 아예 드러내고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연세대 학교 신문인 <연세춘추>에는 '레즈비언·게이 회원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실리기도 하였다. 요즘 축제가 열리는 대학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기 강사 중의 하나인 서동진씨와 이정우씨는 '동성애와 성 정치'를 전도(?)한다고 한다.

대학문화의 전통적인 성격이 '권위에 대한 저항'과 '기존질서에 대한 비판' 이라면 최근의 대학문화는 이 전통성에 반(反)한다. 대학생들의 관심은 점점 취업이나 문화 쪽에 기울고 있는 반면 '학생운동권'의 영향력은 급 하락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념과 상식과 전통성이 사라진 대학가의 문화. 그 이면에는 극도의 상업주의가 자리잡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단적인 예를 우리는 대학축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8일 부터 열렸던 전남대학교 축제의 경우, 예년보다는 절제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먹고 마시고 즐기는 분위기였다. 주최측에서 내놓은 여성영화제, 필봉굿 재현 등 여러 가지 행사보다는 오히려 10월 초 후문상가에 Open할 예정이라는 '사이버 스페이스' 의 홍보행사에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물풍선이나 고리던지기등으로 그치던 '돈벌이'도 유원지에서나 볼 수 있는 놀이기구를 가져다 놓는 등 판이 커지고 말았다. 취객들의 실례를 예상이나 하듯 주막주변에는 이동식 화장실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축제장을 대강만 둘러보아도 '판돈'이 꽤나 큼을 느낄 수 있다. 이념과 전통으로 똘똘 뭉쳐 '상식 없는 권위'에 대해 '상식'을 외쳤던 과격한 대학문화. 그 과격함이 오히려 그리워지는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대학문화의 흐름

대학가에는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구 풍의 소비적인 문화가 많이 침투하여 축제에서는 쌍쌍파티, 고고, 디스코 파티 등이 성행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부터 '우리의 것을 되찾자'는 운동이 대학 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축제의 무게중심은 민요, 탈춤, 마당극, 민속놀이 등의 전통문화의 계승 쪽으로 자리이동 하였다. 또한 군사독재라는 정치·사회적인 상황과 맞물려 정치풍자, 학술발표회 등을 통한 지적이고 비판적인 문화 또한 성행하였다. '우리 것을 되찾자' 는 구호는 자연스럽게 '양키 고 홈'으로 이어졌고 장구와 꽹과리는 시위의 필수품이 되었다. 대학문화의 주도권은 '운동권'에 의해 장악되었다. 마르크시즘이라는 확고한 이념이 대학을 확고히 지배하게 되었다. 상상하기 어려운 억압 가운데서도 굳건한 위치와 전통을 지켜오던 대학문화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오히려 억압이 느슨해진 1980년대 후반 부터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사회 전체적으로 소비문화가 성장함에 따라 대학문화도 점차 다양해지고 소비성향이 짙어갔다. 소비문화의 성장은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성의 개방'과 '이념의 개방', '감각주의'를 잉태하게 되었다.

 

그들에겐 사색이 없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상업주의와 감성주의에 빠져있다. 그들은 지성과 이성보다는 '대중매체'에서 흘러나오는 이념 아닌 이념과 유행을 의사결정의 도구로 삼는다. 정립되지 않은 수많은 이념과 생각들이 대학가의 문화로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뻔한 결과이다. 무언가 들어맞을 것 같으면서도 정확하게 집어낼 수 없고 그래서 더욱 실생활에서 설득력이 없으며 자칫 함부로 사용하면 억지 소리가 되기 쉬운 이념들이 그들을 사로잡는다. 원리원칙이란 말을 매우 싫어하고 근본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를 바보처럼 여긴다. 그들에게는 '사색'이 존재할 여유조차도 없다. 그들은 단 1분만에도 결론을 내리고 행동하기까지 한다. 정답은 없으며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곧 정답이다. 그리고 그 정답은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복잡하고 섬세하게 파고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즉흥적 판단을 내리는 젊은이들의 경향에 떠밀려 확고한 이즘(Ism)들은 외면 당하고 만다. 자기의 개성이 담긴 고유한 가치관의 정립이란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들의 장래 희망직종은 '프리랜서' 이다.

 

그래도 이념은 살아있는가

그렇다고 대학에 이념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급격히 퇴조하는 것처럼 보였던 '학생운동권'은 아직까지는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남총련이 건재하고 있는 이 지역 대학가의 문화는 그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학생운동권'의 문화는 쇠퇴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관심은 더 이상 이념과 저항이 아닌 대중매체를 통한 문화에 쏠리고 있지만 '학생운동권'은 대중매체와는 거리가 먼 것이 현실이다. 결국 학생운동권은 '격리'와 '절충' 사이에서 고민한다. 최근의 학생운동을 보면 그들이 '격리'를 택한 것 같다가도 축제를 이끌어 가는 그들의 방식을 보면 '절충'을 시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어쨌든 이념은 아직까지 살아있다. 희미하게나마…

 

활개치는 이상한 이념

학생운동권의 쇠퇴를 '사라지고 있는 이념'이라고 한다면 캠퍼스에 기승을 부리는 이단들의 사상과 이념은 '활개치고 있는 이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남대학교에 존재하고 있는 곳만 해도 눈에 띄게 많다. ACTS(제 7일 안식일 교회), 원리 연구회(통일교), 신앙과 예술(JMS:새벽별) 등이다. 이들은 종교동아리가 아닌 학술동아리로 변경을 하여 기독단체의 재제를 피하려 한다. 규모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커버인터뷰-SFC 대표 김대영형제-참조)

이번 축제 동안에는 통일교에서 버젓이 포교활동을 했다. 이러한 이단들의 성행은 어린 양들을 실족케 할 뿐만 아니라 복음에 정진하여야 할 기독단체들이 그들을 감시하는데 여러 힘을 소모케 한다.

 

기로에 선 캠퍼스

대학가의 무분별한 문화는 기독젊은이들에게 혼란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성개방풍조에 밀려 정당한 것으로까지 간주되고 있는 동성애 문제는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단들의 열정은 캠퍼스를 치유불능의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지금 이때 '크리스천인 나의 역할' 은 무엇인가? 밤을 지새우며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글 : 정설 기자(pulitzer2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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