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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인터뷰Ⅰ

권미경
- 천주교 신자
- 전남대학교 농생물학과 92학번
토정비결, 신문이나 잡지 등에 나오는 운세, 그리고 컴퓨터 점 같은 것을
보는 것을 나는 별로 나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냥 재미로 볼뿐이다.
그리고 신앙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런 거 다 볼 것이다. 오락실에서
오락하듯 그냥 게임하듯이 즐긴다. 그리고 점 같은 것 볼 때 신앙적으로
뭐 죄의식은 없다. 내 주변에 그런 것들이 많아 그냥 봐보는 것이니까.
그리고 내가 억지로 찾아가서 하는 것은 아니니까 상관없다. 의례히 다
하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내가 아는 이들도 다 그런다. 그런 것들이
생활하면서 실제로 맞는다고는 생각 안 하는데 그래도 그것을 자기한테
맞춰보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점보는 건 우상 숭배라고 무조건 하면
안 된다고도 한다. 아마 한 번 두 번 하다가 빠져 버릴까봐 그럴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지각이 있어서 자기에게 변화만 생기지 않게 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도 무조건 안된다 안된다 해 버리면 종교가
구속으로 느껴진다. 사주나 궁합보는 것, 진짜로 생년월일, 띠, 시,
이름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직접 가서 보는 것이고, 완전히 그 쪽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신앙인이라면 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하나님 아닌 다른 신을 믿게 되는 것이므로 우상숭배이다. 그런데
우상숭배를 떠나서 점괘가 그냥 자기와 관련되는 일이니까 따로 신경이
쓰여서 그것에 관심 가져보는 것조차 '우상숭배다.' '하지 말라.' 하면
신앙생활이 답답하고 제약적이어서 싫다. 나는 신앙생활이 자기를
제약시키고 억누르는 게 아니라 좀 더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적으로도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안 가진 사람보다 덜
이기적이고 내가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신앙이 나를
발전적으로 성장시켜 주는 것 같다. 하지 말라고만 하면 짜증나서
신앙생활 못한다. 점이나 기타 우리가 재미로 보는 것들은 우리 옛날
선조 때부터 있었던 것들이고 일상적이었던 것이어서, 또
신년·명절날이면 이런 것들을 놀이처럼 해 오던 거라서 특별히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것에 다른 신을 결부시킨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래서 나는 죄의식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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