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21 Logo

 Voice21 No.34

 

 

 

 

 

 

  

■커버 도입

"그래서 나도 두 권의 책을 샀다."

'새들백 교회'와 '윌로우크릭 교회'에 대한 의문


윌로우크릭 커뮤니티교회여기 두 권의 책이 있다. 이 책들은 각각 어떤 특별한 교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교회가 두 교회이니, 책도 두 권이다. '두 교회 이야기'다.

책의 내용이 무슨 쌉쌀한 재미를 주는지 어쩌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독교 서점에서 이 두 책이 나란히 베스트 셀러 자리에 올라간 것은 한참 전의 일이다. (베스트 셀러란 우리 나라 말로 '잘 팔리는 책'이란 뜻이다.) 전도사·목사는 물론, 일반 교인들도 이 책들을 사 간다. 그리고 다들 그렇게 칭찬들이다.


세들백교회 이야기드디어 한국에도 복음(?)이 전파되다!

날로 줄어만 가는 교인들, 별 수단을 다 써도 어렵기만 한 신세대 목회….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고도 성장을 거듭 해 온 한국 교회에 난데없이 급브레이크를 걸었던 정체 불명의 괴 세력은 좀처럼 교회의 재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 교회는 말 그대로 거품이었던가. 이제 더 이상 비전이 없는가 하는 물음에 거의 절망적인 대답밖에 할 수 없었던 한국 교계에 불쑥 새로운 '복음(기쁜 소식)'이 던져진 것은 바로 그러한 절망의 목소리조차 잦아들던 어느 흐릿한 날이었다.

'새들백교회 이야기', 그리고 '윌로우크릭 커뮤니티교회'라는 제목으로 한국 교회에 다가온 두 권의 책은 침체된 교계에 던져진 그야말로 '복음' 그 자체였던가 보다. 지난 한 해 동안, 교회와 교회 성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너도나도 이 책들을 구입하거나, 서점에 쭈그리고 않아 양미간에 힘을 주고 책장을 넘겨 댔었다. 교회 성장이 곧 목회 성공으로 개념 지워진 마당에, 이 책들이 신학교의 관심을 받지 못 할 이유가 없다. 신학생들에게는 거의 필독서가 되다시피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몇몇 부지런한 사람들은 철저한 정리와 분석과 적용 단계를 거쳐, 이 책들에 관한 각종 보고서들을 우후죽순 격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들 보고서들의 결론은 딱 하나로 요약되는데, 이는 '한국 교회의 부흥이 여기 이 책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교회 성장은 하나님의 뜻?

"성공은 하나님이 부르신 것을 이루는 것이다.", "현재의 교회는 직분 위주의 폼 교회가 아니라 은사에 따른 능력, 기능 위주의 교회가 되어서 각자의 은사와 능력 기능으로 움직여야 한다.", "목적 없는 교회는 가치가 없고 미래가 없다.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주지 못하면 소용없다.", "예배도 변해야 한다. 전통적 예배와 현대적 예배로 나누어서 드리라."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들이 잔뜩 쓰여 있었다. 아, 그렇구나…. 그랬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가 여기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책에 쓰인 내용을 사람들이 어디 가서 그렇게 많이 해 댔던 것이었다. 90년대 들어서 생겨난 신종 풍조, 바로 '교회 성장 세미나'라는 모임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소리들이다.

하나같이 듣기 좋고 논리 정연하고 일리 있는 말이다. 또 실제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왠지 껄쩍지근하다. (껄쩍지근하다는 말은 나처럼 교양 없는 사람들이, 확실한 이유 없이 미심쩍거나 인정하기 힘든 상태 혹은 기분을 나타낼 때 자주 쓰는 용어다.) 그래서 삐딱한 나는 매사에 다음과 같은 물음을 즐겨 붙인다. '과연 그럴까.'

 

이래도 되는가?

두 권의 책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미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두 교회를 접하게 되고, 이들 교회의 사역 모습에 대해 자세하게 배우게 된다. 책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이 책을 읽고 감명 받고 도전 받는다. 그리고 책에서 제시한 방법을 자신의 교회에 조금씩 적용한다. 아예 드러내 놓고 과감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접하게 된다. 이것이 교회 성장의 유일한 방법론이 되어 가고 있다.

이래도 되는가! 이 책에서 제시한 성장 모델이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추천할만한' 것인가! 나의 문제 의식의 출발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래서 나도 두 권의 책을 샀다. 합쳐서 만 9천 원이다.

황희상 기자

<이 글은 전적으로 기자 개인의 생각이며 Voice21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밝혀 드립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사과 드립니다>

  관련기사

 

두 교회 이야기

 

좋아 보이지만, "위험한 도박"

 

비평으로서의 나의 입장

 

21세기를 어떻게?

 

새들백과 윌로우크릭에 휩쓸리는 교회들

 

 


Copyright(c) 1997, Voice21.net. But All right not reserved.
The grace of the Lord Jesus be with God's people. Amen (REVELATION 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