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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4

 

 

 

 

 

 

  

■커버 진단

좋아 보이지만, "위험한 도박"

새들백 교회와 윌로우크릭 교회의 실용주의와 인본주의
 
 
두 교회의 모습이 과연 '세일즈 전략'에 불과한 것인지, 이들 교회의 사역과 정신을 분석해 보았다. 기본적으로 두 권의 책을 참고하였고, 새들백 교회와 윌로우크릭 교회에 관해 공개된 보고서와 서적들을 자료로 활용하였다. 특별히 지난 2월 4일부터 6일까지 '합동신학대학원대학'의 '개혁주의 신앙전통연구모임'에서 '새들백 교회와 윌로우크릭 교회'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는데, 이곳에서 논의된 내용을 참고하였음을 밝힌다. <편집자주>
 

새들백 교회와 윌로우크릭 교회를 소개하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된다.새들백 교회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으로 100마일 정도 떨어진 새들백이라는 지역인 레이크 포레스트에 위치하고 있다. 새들백 교회는 15년 전 릭 워렌 목사 부부가 개척하여 현재 1만 명 이상의 출석 교인과 3만 명 이상의 재적 교인 수를 가지고 있다. 회심 성장(Conversion growth) 중심의 사역을 통해서 교회가 크게 성장한 것이다. 릭 워렌 목사는 세상 사람들의 사상과 세계관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교회가 불신자 전도 중심의 회심 성장을 원한다면 목회자는 반드시 불신자들이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잘 알고 그들에게 맞는 목회 철학과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릭 워렌 목사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25세의 나이로 사모와 4개월 된 첫 아기와 함께 텍사스에서 남가주 새들백으로 이주하여 새들백 교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개척 교회를 시작한 다음, 릭 워렌은 과연 어떤 교회를 세워나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는 기존 신자보다 불신자들로 교회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계속해서, 교회는 불신자들을 전도하고 믿음이 없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설교하였다. 그리고 남가주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 위해 12주 동안 가가호호 방문하며, 전도는 하지 않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며 필요로 하는지 먼저 듣기만 했다. 릭 워렌은 이러한 경험에서, 복음을 전하기 전에 먼저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성도 수 증가 = 교회 성장?

새들백 교회는 57회의 이사를 거듭하며 성장하였다. 고등학교 강당, 초등학교, 은행 건물, 극장, 식당, 대형 개인 주택, 사무실, 스타디움 등을 빌려서 예배를 드리다가, 지난 해 대지를 준비하고 임시 2300석의 텐트 건물을 세웠다. 릭 워렌 목사는 건물이 있고 없음과 건물의 크고 작음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전도하고 있는 교회가 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교회는 출석 교인 중 7천 명이 모두 전도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영접한 자들이라고 한다.

릭 워렌 목사의 이야기들은 대단히 도전적이고 또 배울 점도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가 단지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 그 뿐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꼭 눈에 보이는 성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장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옳다는 것은 아니다.

또, 릭 워렌 목사는 성숙한 교인들을 길러내기 위해 그들에게 구체적이고도 단계적인 헌신을 요구한다. 일반 교인들을 사역자로까지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영적 성숙', 이것 역시 '헌신의 정도'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성경이 말하는 영적 성숙이란, '죄에 대해서 죽고 의에 대해서 사는 것'이다.

 

목적이 이끌어 가는 교회

새들백 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교회가 어떤 목적을 설정하고 그 목적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인다는 점이다. 릭 워렌 목사는 모든 교회가 그 무엇인가에 의해 인도되고, 조정되고, 지도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현대의 교회들을 전통, 지도자, 교회 재정, 프로그램, 건물, 행사, 구도자 중심 등 7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현대 교회의 사역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목회 사역의 패러다임(Paradigm)이라 주장하였다. 즉,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목적 추진의 교회'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내용이 있는데, 첫째는 신약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교회의 다섯 가지 목적에 비추어 모든 목회의 목표를 정하는 '전망(Perspective)'이고, 둘째는 이 목적을 성취해 나가는 '과정(Process)'이다. 성경적인 교회는 목적 추진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혹시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무엇보다도 릭 워렌 목사는 목회의 목표를 정하여 그것을 가장 중요시했다. 그러나 이것은 놀라운 결과를 낳게 되었다. '새들백교회 이야기'의 204∼206쪽을 보자. 그는 교회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을 바꿔버리는 일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주님은 대상을 선정하지 않으셨다. 그 사람이 민망하여서, 그 영혼을 보시고, 그 자신이 그리스도시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신 것이다.

교회는 도덕성이 상실되면 벌써 의미가 없다. 유기체로서의 교회. 새들백 교회는 이것을 무시하고 있다. 릭 워렌이 세운 목적, 그것은 그리스도의 목적인가, 아니면 목회자 개인의 목적이었는가. 교회는 '목적'이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다. 머리되신 그리스도가 이끌어 가야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실용주의 노선의 윌로우크릭 교회

교회를 목적 지상주의가 지배하게 될 때, 교회 부흥은 곧 그러한 목적을 제시하는 지도자의 능력에 달린 것으로 오해하게 만든다. 그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은 윌로우크릭 교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 교회가 바람직한 교회 지도자 상을 제시함에 있어서, 그들이 나름대로 지도자로서의 분명한 목적과 의식을 가지고 영혼에 대한 열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은 확실히 지금의 한국 교회에 도전이 된다. 또, 이 교회가 실제적인 팀 사역에 있어서 서로를 섬기며 사랑으로 배려하는 열린 마음은 오늘날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 가운데에서도 회복되어야 할 실천적인 부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윌로우크릭 교회는 그들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인위적인 수단들을 사용하고 있다. 목적에 맞는 계획과 방법을 동역자들에게 꾸준히 제시하는 과정에서 교회 성장의 중요한 요건으로 목회자 한 사람의 자질과 역량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기적인 몸으로서의 교회를 생각할 때, 과연 목회자 한 개인의 영적 은사만이 참된 교회를 이루기 위한 유일한 조건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각각의 은사를 지닌 여러 지체들의 유기적인 섬김 속에서 교회는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목회자의 자질과 역량 역시 이러한 유기적인 사역과 섬김의 차원에서만 정당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윌로우크릭 교회는 또한 영적인 은사를 가진 지도자가 종교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을 그리스도에게 완전히 헌신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위한 치밀한 구상과 세밀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단 교회 지도자의 리더십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비그리스도인의 신앙적 측면을 지도자 개인의 인간적 능력으로 '양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전적 은혜와 주권적 역사하심을 무시하는 영적 교만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구도자 예배의 문제점

윌로우크릭 교회가 창시한 '구도자 예배'의 경우, 문제점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예배가 될 수 없다. 오직 거듭난 자들만이 예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도자 예배라는 말도 맞지 않다. 또 전도는 그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부자 청년을 돌려보내셨다. 그는 윤리적으로 뛰어나고, 부자이고, 관원이며, 청년이어서 교회를 위해 크게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나, 예수님은 첫 번째 자리에서 돌려보내셨다. 그를 근심하게 하셨다. 선하신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죄인 됨을 말씀하시고 철저한 자기 부정을 요구하셨다. 예수님의 말씀은 부자 청년이 복음을 받아들이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던 것이다. 구도자 예배에서는 그러한 부정적인 요소를 모두 감추었다. '십자가의 걸림돌'을 미리 제거해 둔 것이다. 그것은 결국 복음을 속이는 행위가 되었다.

더구나 이런 방식의 예배는 단지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실용주의적 예배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데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코자 하는 바른 예배의 동기가 결국은 희석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예배는 구조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결여되어 있으며, 오히려 회중들에게 어떻게 하면 보다 자극적이며 흥미로운 예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만 관심이 집중된다. 이러한 회중 지향적인 예배의 즉흥적이며 감정적인 성격은, 예배를 인간의 흥미에 치중하는 단순한 여흥으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형식의 변화를 통해서 때로는 내용까지도 변질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맹목적인 추종보다 엄밀한 평가를

결국 이들 두 교회의 부흥에 대한 소식에, 한국 교회는 괜한 흥분(?)을 하고 있었다. 두 교회는 21세기의 바람직한 교회상이 될 수 없다. 그들은 교회가 어떤 곳인지 속이고 있다. 복음을 현대 시장 논리에 맞추어 값싸게 만들고 있다.

한국 교회는 지금 '외형적 성장'이라는 결과에만 치중하여 맹목적으로 방법과 적용점만을 따를 것이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것이며, 우리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교회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바로 알도록 먼저 힘써야 한다. 거기에 정신을 쏟아야 한다.

'21세기 건강한 교회'. 수많은 목회자와 신학 교수, 사역자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새들백 교회'와 '윌로우크릭 커뮤니티교회'에 대해 감히 비판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었던 근거는 다음과 같은 지극히 단순한 신앙고백 때문이다.

"교회는 인간이 뭔가 하겠다는 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교회가 진리 안에 바로 서 있는 그 때, 하나님께서 일하시리라 믿는다."

황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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