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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2

 

 

 

 

 

 

■커버취재

경제난에 허덕이는 CBS

IMF 한파로 CBS도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최근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CBS가 다시 한 번 교회의 지원을 호소하게 되었다. 80년부터 7년 동안 교회들의 전폭적인 헌금으로 경영을 유지했던 CBS. 그때의 교회들 같으면 CBS의 회생을 위해 자발적으로 헌금을 모아 주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IMF 신탁통치 시대인 것이다.

CBS는 가중되고 있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 교회를 비롯한 사회 각층에 적극적인 모금 활동을 펴기로 하는 등 한국 교회 껴안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권호경 사장이 직접 나서서 지휘하는 '비상경영위원회'가 구성되어, 직무 대책과 광고 전략, 교계 모금 활동 등 불황 타개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CBS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AM 한계 벗어나는 것이 필수

CBS가 AM 방송이라는 단점은 청취율을 침체시키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AM 방송이므로 FM 방송에 비해 음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전파 출력 상태는 초창기와 변함없이 30KW로 변함이 없다. 그러나 주변 여건의 급속한 변화가 상황을 악화시켰다. 높은 건물이 많이 세워지고 이동통신기 사용량이 늘어나다 보니 전파 방해가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측에서는 표준 FM 공중파를 따내는 것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매체 확장으로 위성 TV를 겨냥하고 있다.

CBS가 경쟁력에 뒤질 수밖에 없는 AM방송을 벗어나 FM방송을 시작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에 대해 날카로운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CBS의 보도 정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당국에서도 CBS를 그리 곱게 보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지금껏 매체 추진이 어려웠다는 것이 많은 보도국 기자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된 지금, 그때보다는 사정이 나아지리란 기대가 은근하다.

 

조여 오는 숨통, 트일 길 막막

IMF 한파로 인해 금융시장 전체가 정체된 상황으로 기업들은 저마다 광고비를 감축하는 지금의 추세. 광고 수입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방송사로서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줄어드는 광고나 저조한 시청률 등은 부차적인 문제다. CBS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크고 심각한 문제는 부채 해결이다. 그동안 CBS는 매체 확장을 위해 영상 매체로의 진출을 꾀했다. 그래서 1992년 12월 새 건물로 입주도 했다. 김영삼 대통령 출범 후 영상 매체 쪽으로 길이 열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영상 매체를 확보하지 못했고, 케이블 쪽을 확보하는 데도 덩달아 실패하고 말았다.

"대통령이 장로라고는 하지만 기존의 관료들이나 정부가 기독교 방송의 영향력이 확산되는 것을 꺼려한 때문이었다. 그들은 형평성을 깨뜨릴 수 없다는 변명을 내세웠지만 말이다. 다시 케이블 쪽을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 재벌 측 즉 신동아 그룹이 교회의 분열을 이용해 군·소 교단을 뭉쳐 케이블 쪽을 방해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가 '제 3자에게 주는 방식'으로 일을 무마시키고 말았다."(변상욱 기획부장)

이런 사업들로 엉뚱한 투자만 계속 되고 이뤄진 일은 없으니 적자가 생겨났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음악 방송이 새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수입이 좋지 않았다. 한 때는 부채가 300억 이상이었으나 260억 정도로 떨어져서 한숨 돌리는 것도 잠시. IMF 로 부채가 다시 290억 정도로 올라버린 것이다.

 

후원조직 미비, 다시 교회로 눈길

기독교 방송의 특성상으로 보면 CBS는 교회의 후원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 CBS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교회가 지교회 목회자의 설교가 나가야만 CBS를 후원하는 식이기 때문. 때문에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방송 시간을 교회가 사는 식이 되어 문제로 지적된다.

이렇듯, CBS는 교단이나 교계의 기관 자체의 조직적이고 규칙적인 후원을 받고 있지 않다. 결국 개인적인 후원이 대부분이니 교회들의 후원에 뭔가를 기대하기는 힘든 형편. 때문에 CBS에 대한 실제적인 교회들의 후원은 많이 미흡한 편이다. 한국 교회 가운데 열 한 개 교단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고 있는 CBS. 이것은 한국 교회의 90∼95%가 방송 운영에 일정한 지분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음을 말한다. 쉽게 생각하면 교회들의 후원들이 많을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케이블 방송처럼 재벌들이 군·소 교단을 이용해 경쟁에 뛰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큰 교단의 경우 같은 결재 내용에 동시에 도장을 찍어 주는 등, 양다리 걸치는 식의 해프닝도 벌이고 있다."(변상욱 기획부장)

교회의 분열과 이익 다툼들 때문에 CBS의 고통이 더해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조조정, 인력 감축 구상

지금 비상 경영 체제로 돌입한 CBS는 40명을 명예 퇴직시키고 간부들도 일정 선에서 상여금을 반납할 것을 결의한 상태. 프로그램도 예년 제작비의 절반 정도로 축소시켜 운영해 가고 있다.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기독교 정신을 살리는 교양 프로그램이나 시사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 이것은 테크닉의 부분인데, 종교용이 아닌 것 같은 전도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기독교 정신을 전파하는 등의 방법이 그것. 하지만 CBS가 내세우는 이러한 방안은 듣기 좋은 대중가요로 선교할 수 있다는데 회의를 표하는 크리스천들의 우려만 드높이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같은 구상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선교 프로그램이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95년부터 CBS가 시사, 보도, 선교로 특성화를 시작했는데 그 때도 드라마 쇼는 생각도 못했다. 돈이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나마 있는 시사, 보도, 선교 부분도 무너지게 생겼다."

보도나 시사 프로그램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엄청나다. 그런데 오히려 인력감축, 제작비 감축을 해야할 상황이니 시사, 보도의 특성화는 요원해진 상태라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CBS는 어떤 선택을 할까. 종교심에 기반을 두고 그것을 상업적인 논리 앞에서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지, CBS의 향로가 주목된다.

정설 편집장(pulitzer2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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